인기 드라마의 배려 없는 편성에 시청자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드라마 재방송을 위해 본 방송을 결방하거나 러닝타임이 길어져 이후 편성된 방송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지난 9월 16일 종영한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극본 이우정/연출 신원호) 회당 방송시간은 90분이었지만 후반부에 접어들며 점점 더 길어졌다. 특히 8회부터는 순수 드라마 분량이 1시간 40~50분을 웃돌며 중간 광고 시간까지 합하면 거의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기록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2' 후반 회차 방송 시간이 2시간에 육박하자 '더 로드 : 1의 비극' 편성은 오후 11시 10분까지 밀리기도 했다. 최종화마저 정해진 오후 10시 50분이라는 방송 시작 시간을 지키지 못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2'가 시즌 1부터 탄탄한 고정 시청층과 팬덤을 보유한 인기드라마라고 해도 과도한 처사였다.
MBC가 사활을 건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극본 박석호/연출 김성용) 역시 민폐 편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MBC와 OTT 플랫폼 웨이브가 무려 150억을 투자한 '검은 태양'은 올해 방송된 MBC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청률 뿐만 아니라 VOD 재생수, 화제성 지표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오랜만에 탄생한 기대작을 어떻게든 밀어주고 싶었던 걸까. MBC는 10월 1일 일일드라마 '두 번째 남편' 본방송 대신 '검은 태양' 3, 4회를 편성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되는 '실화탐사대'는 '검은태양' 스페셜 방송과 재방송 여파로 두 차례 결방했다. MBC의 열혈 홍보에도 불구하고 '검은태양' 시청률은 동시간대 방송 중인 SBS '원더우먼'보다 낮은 수치다.
인기 드라마 흥행을 위해 지연, 결방되는 방송 제작진과 시청자들은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가. 속 보이는 밀어주기로 빈축을 산 방송사들의 자기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MBC '검은태양')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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