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용건(76)이 39세 연하 여성 A씨로부터 임신 중절을 강요한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사건과 무관한 여성의 신상이 공개돼 2차 피해가 발생했다.
8월 3일 온라인에서는 김용건을 고소한 여성 A씨 신상에 대한 출처 불분명한 정보가 급속도로 퍼졌다. 특히 사건과 관련 없는 여성 B씨가 A씨인 것처럼 오인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B씨 피해가 심각해졌다.
실제 피해자인 A씨 변호인인 선종문 변호사 역시 언론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A씨로 지목된 여성 분의 사진 등을 접했다. A씨와는 무관한 분"이라고 밝히며 2차 피해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용건 피소 소식은 39세라는 나이 차, 13년간의 짧지 않은 만남, 임신 중절 강요 등 파격의 연속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용건과 A씨 관계를 무분별하게 추측하고, A씨 존재를 밝히려는 시도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대중에게는 충격적인 가십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이번 일은 엄연히 A씨라는 피해자가 있는 사건이다. A씨가 김용건의 발언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는 데에는 김용건, A씨 모두 동의하고 있다. 김용건이 실제 처벌을 받을지는 알 수 없지만 법적 분쟁으로 다룰 만한 쟁점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것.
A씨는 당연히 피해자로서 권리를 보장받고 신상을 보호받아야 한다. 수 십 년 연예계에 몸담은 김용건도 이미지 타격을 입을 이슈라면 비연예인인 A씨의 경우 일상생활에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
일부 누리꾼들이 A씨 신상을 파헤치려는 의도는 분명히 불순해 보인다. 70대 남성과 13년간 만난 30대 여성이 누구인지 알아내겠다는 것인데, 심심풀이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 김용건마저 A씨가 주장한 피해를 인정하고 사과를 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리꾼들이 무슨 권리로 A씨 얼굴을 밝히고 피해를 조명한다는 것인가. 애먼 B씨가 신상이 공개돼 피해를 입은 것이 안타까운 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한때 '네티즌 수사대'라는 말이 있었다. 누리꾼들이 뉴스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사람의 신상 정보를 파헤쳐 끝내 알아낸다는 것. 하지만 뉴스에 공개되지 않는 신상 정보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특히 피해자 정보를 무분별하게 추측하고 퍼뜨린다는 것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2차 가해다. A씨가 임신 중인 만큼 A씨와 김용건이 사건 해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누리꾼들의 배려 있는 침묵이 필요한 때이다.
(사진=뉴스엔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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