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구가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후반기에 돌입한 2021시즌 메이저리그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있다.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팀과 미래를 기약하기로 결정한 팀들은 7월 31일(한국시간)까지 트레이드를 완료해야 한다. 모든 구단들은 남은 두 달의 가능성과 손익을 두고 치밀한 계산을 이어가고 있다.
29일까지 승률 0.612를 기록해 2위와 6경기차 1위를 달리고 있는 휴스턴은 약점인 불펜을 보강했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전체 6위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전체 16위인 휴스턴은 시애틀 매리너스, 마이애미 말린스와 연이어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시애틀에는 내야수 유망주 아브라함 토로와 베테랑 투수 조 스미스를 내주고 우완 켄달 그레이브먼과 라파엘 몬테로를 영입했다. 마이애미에는 투수 두 명을 내주고 마무리 투수인 이미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올시즌 시애틀에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그레이브먼은 뒷문을 확실하게 강화시켜줄 수 있는 자원. 마이애미에서 올시즌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한 가르시아 역시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불펜이다.
올해야말로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인 휴스턴은 지구 내 경쟁팀과도 트레이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약점을 보강했다. 사실상 유일한 약점인 불펜까지 강화한 휴스턴의 서부지구 독주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2위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도 예상을 깬 과감한 움직임을 보였다. 오클랜드는 적극적인 '판매자'로 나선 마이애미에 투수 헤수스 루자도를 내주고 중견수 스탈링 마르테를 영입했다. 여름 시장 외야 최대어 중 하나였던 마르테는 여러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중견수에 대한 고민이 깊은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이 유력한 행선지로 전망됐지만 의외로 오클랜드로 향했다.
라몬 로리아노와 마크 칸하가 무난한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외야 마지막 한 자리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오클랜드는 공수를 모두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정상급 외야수인 마르테를 품으며 전력을 제대로 끌어올렸다. 와일드카드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3위 시애틀은 다소 의아한 행보를 보이며 선발을 보강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부터 안정적인 제구력을 가진 좌완 선발 타일러 앤더슨을 영입했다. 기쿠치 유세이-크리스 플렉센-로건 길버트 3인방이 예상 외의 활약을 펼치며 '선발 야구'를 펼치고 있는 시애틀은 앤더슨을 품으며 로테이션을 보강했다. 강점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불펜 에이스인 그레이브먼을 휴스턴으로 보내며 젊은 유틸리티 자원인 토로를 영입하는 미래 지향적인 행보도 함께 보였다. 토로가 시애틀에서 얼마나 강력한 타격을 선보일지는 미지수지만 이 트레이드는 휴스턴의 지구 내 입지를 더욱 강화시켜줄 가능성이 크다.
4위인 LA 에인절스가 잠잠한 가운데 5위 텍사스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뉴욕 양키스로 주포인 조이 갈로와 불펜 조엘리 로드리게스를 보낼 예정이다. 대신 20대 초중반의 젊은 유망주들을 '패키지'로 받아올 계획. 당장 1-2년 내에 포스트시즌으로 향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직 1년을 더 보유할 수 있는 갈로를 포기하는 대신 미래를 준비하기로 한 것이다.
주포인 갈로가 빠진다면 텍사스 타선은 약화된다. 마운드도 강하지 않은 텍사스가 타선까지 약해질 경우 후반기 승리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텍사스가 눈에 띄게 약해진다면 텍사스와 경기를 많이 남겨둔 팀이 후반기 순위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대로 텍사스에게 발목을 잡히는 팀은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우승에 도전하는 팀도 내년을 준비하는 팀도 바쁘게 움직이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과연 데드라인을 앞두고 일어난 이동들이 남은 두 달을 어떻게 바꿀지 마지막에 활짝 웃는 팀은 어디가 될지 주목된다.(자료사진=스탈링 마르테)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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