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중의 시청권을 위한 것이라기엔, 그저 이기주의를 잘 포장했다는 인상을 남겼다.
7월 20일 TV조선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부에 제안한 '방송 출연자 및 방송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 제안'은 단순히 TV조선 프로그램의 출연자와 스태프만을 위한 요청이 아닌 '모든 방송 종사자'를 위한 요청"이라고 설명했다.
감염성이 훨씬 높은 코로나19 변종 델타 바이러스 유행과 맞물려 방송가에도 비상이 걸린 가운데, TV조선 시청률 제조기인 예능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타'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이 같은 배경에 TV조선이 백신을 요구하면서 여론은 '백신 새치기, 백신 이기주의, 백신 특혜'라며 강도 높게 질타했다.
TV조선은 뒤늦게 연예인을 비롯해 관련한 수많은 스태프 생계, 코로나 국면에서 방송을 통해 위로받는 시청자들의 보편적 시청권을 이유로 모든 방송 종사자를 위한 요청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방송 종사자 백신 우선권을 설명할 정당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는 의료·방역 종사자 등 사회 필수인력과 고위험군 환자·60세 이상 고령층 등 약자를 시작으로 확대된다. 그러나 TV조선이 말하는 "방송을 통해 위로 받는 시청자들의 보편적 시청권"은 모든 국민보다 앞서야 할 '필수'에 근거가 될 수 없다.
방송 관련 종사자 생계권 또한 범국민적 방역을 위해 이미 수많은 희생이 감수되고 있지만, 본인들은 희생을 감내할 수 없다는 듯 아무런 노력도 없이 백신을 요청하는 태도는 공분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이미 방송가는 코로나19와 전혀 다른 세상인 듯 마스크를 벗거나 다수의 인원이 집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녹화를 위해선 현장 스태프가 아무리 적어도 수십 명이 모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일반 국민보다도 훨씬 더 강도 높은 방역이 선제 돼야 하는 것은 당연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한 'NO마스크·NO거리두기'인 상황.
별다른 노력이나 시도없이 백신을 요구하는 태도는 시청자를 이해시키기는 커녕 '제 밥그릇 챙기기'란 불필요한 잡음만 만들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쌓이고 쌓이던 분노에 TV조선이 불을 붙인 꼴이다. 장기화된 전세계적 팬데믹에 모든 국민이 지쳐가는데, 찬물을 끼얹은 TV조선 저의가 순수하게 시청자를 위한 것이 맞느냔 의문만 남겼다.
한편 문화체육부는 TV조선 측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백신 우선 접종은 국민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지금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고 선 그었다. (사진= TV조선)
뉴스엔 송오정 songo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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