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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영산강 시신 미스터리, 아는 형의 정체 뭐길래(종합)
2020-07-12 00:13:08
 


[뉴스엔 이민지 기자]

영산강 백골 시신 미스터리가 끝까지 의문을 남겼다.

7월 1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실종 3년 만에 나주 영산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백영민(가명)씨 사망사건을 파헤쳤다.

2018년 10월, 갑자기 수면 위로 올라온 차에는 차보다 더 처참한 모습의 남자가 있었다. 차와 함께 가라앉은 죽음의 비밀. 남자는 어떤 최후를 맞았던 것일까. 이 남자의 죽음에 대해 한가지도 밝혀진 것이 아직 없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그의 죽음을 살펴보게 된 이유이다.
그 차는 물이 빠져 수위가 낮아진 강 중앙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차에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강으로 뛰어든 구조대원들은 성별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을 수습한 장의사들에 따르면 옷 때문에 몸 형태가 유지됐을 뿐 부패가 심한 상태였다고.

차량 번호를 조회해보니 3년 전 실종된 한 남자의 소유였고 차 안에서 발견된 신분증은 차와 함께 사라진 백씨의 것이었다.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알 수 없지만 교통사고나 수면제, 독극물에 의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물에 들어가기 전 이미 주차된 차 안에서 사망한 것으로 봤다.

백씨가 실종된건 2015년 4월 13일이다. 당일 백씨는 영산강을 지나는 CCTV가 찍힌 후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영산강변에 차를 세운 뒤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했고 자살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당시 담당 형사에 따르면 백씨는 실직한 탓에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사채를 빌렸다고. 하지만 유족들의 생각은 달랐다. 실직을 비관했다기에는 백씨가 실종 당일 일을 하러 나갔다는 것. 형은 "굳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씻고 출근하러 간다고 하고 나가서 이렇게 죽을 일이 뭐가 있겠냐"고 강조했고 누나들 역시 "자살할 애는 아니다. 타살 아니면 사고사다"고 말했다.

강에서 건져올렸지만 어떻게 강에 들어갔는지 알 수 없는 차. 물 속에 빠진 차는 통상 기아가 중립 상태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백씨의 차는 주차모드로 발견됐다. 백씨가 주차해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강이 범람해 차가 물속으로 들어갔을 것이라는 것이 경찰의 추정이다. 그러나 백씨가 영산강변에 차를 주차했다는 증거는 없다.

가족들은 아직 백씨의 차를 폐차하지 않았다. 형의 지인인 제보자는 차 상태에 대한 의문을 품었지만 차에 대한 감식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차에 있던 휴대폰을 발견한 것도 백씨의 형이었다. 국과수에 디지털 분석을 시도했으나 분석할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그런데 누군가 일부러 뽑은듯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블랙박스 연결 선을 발견했다. 경찰은 블랙박스가 물 속에서 유실됐을 것이라 추정해 수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 속에서 가장 먼저 차를 살펴본 구조대원들은 "유리는 다 있었다. 파손되지 않았다. 유리가 깨져있었다면 차문을 열지 않았을거다. 창문, 유리는 깨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차를 물 밖으로 끄집어내는 과정에서 충격을 받아 유리가 파손된 것이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전문가들과 함께 차를 분석했다. 가장 먼저 살펴볼건 경찰이 추정한 자살의 증거다. 차 안에서는 번개탄 포장지가 발견되지 않았다. 번개탄을 피웠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뒷좌석 매트를 살펴보는 것이다. 진흙을 제거한 후 매트를 본 전문가는 "육안으로는 그런 흔적이 없다. 번개탄으로 자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차의 밑부분을 살핀 또다른 전문가는 "발견 당시 차 안에 떨어져 있던 핸들에 대해 "자기 혼자 부식돼 떨어질 확률이 없다. 외력이 작용해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찰의 말대로 자살을 추정하기에는 사라진 블랙박스와 떨어진 핸들이 의문으로 남았다. 게다가 2015년부터 2018년 사이 영산강에서 범람할 만한 홍수는 없었고 오히려 가뭄 기간이었다.

백씨가 실종된 당시 영산강변을 촬영한 사진은 없을까. 국내외 위성 사진을 찾았고 2015년 4월 26일자 항공사진을 분석했다. 경찰의 분석대로 백씨의 차가 4월 29일 비로 높아진 수위 탓에 차가 떠내려 갔다면 26일 사진에는 백씨의 차량이 보여야 한다. 물가에 주차된 차 몇대가 눈에 띄었지만 물에 떠내려갈 정도로 물가에 가까이 있는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 실종 후 백씨가 강변에 차를 주차한 것이 아니라면 차는 어디에서 어떻게 물 속에 들어간 것일까.

그날 백씨가 이른 아침 차를 몰고 나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가족들의 기억처럼 새로운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서였을까, 경찰 추정대로 삶을 마감하기 위해서일까. 당시 백씨가 실직한 이유를 살펴봤다. 당시 직장 동료들은 백씨는 해고 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취직하기 위해 그만둔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백씨가 대출받은 700만원도 이직을 위해 쓰려던 돈이었다는 것. 작은누나는 "취입시켜주는 비용으로 그 사람한테 500만원 줘야 한다고 했다. 가족들은 모르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직을 위한 소개비를 위해 대출까지 받았지만 정작 백씨는 새로운 직장을 소개받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차 안에서 발견된 유품에는 이를 확인해볼 수 있는 단서가 남아있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가족들과 함께 동생의 계좌내역을 살펴봤다. 백씨의 은행계좌와 신용카드 내역 등을 모았더니 생각지 못한 것들이 나왔다. 실종되기 몇달 전부터 수입 대부분을 유흥비로 썼다. 심지어 하루에 100만원 이상을 쓴 날도 있었다. 대출 받은 돈도 예외는 아니다. 대출 700만원과 퇴직금 등 전재산을 모두 유흥비로 썼다. 누나들은 "평소 생활패턴이 출근하고 게임하는 정도다. 이렇게 유흥하고 이러는건 생소하다. 외박하는 애도 아니다"며 놀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백씨의 친구들을 만나봤다. 친구들은 "씀씀이가 헤프지 않았다. 몇십년을 알았는데", "술을 잘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누나들은 동생이 자신을 위해 쓴 돈이 아닐 것이라 추측했다.

지출 내역 중 유독 자주 갔던 유흥업소가 있었다. 석달간 이곳에서 400만원 가까이 썼다. 지금은 없어진 가게. 5년 전에 있던 가게인 만큼 당시 주인을 찾는건 쉽지 않았다. 힘들게 찾은 당시 가게 사장은 "얼굴은 익혔다. 일주일에 한두번 왔다"며 백씨를 기억했다. 사장은 백씨에 대해 "진상도 아니고 터치하는 사람도 아니고 착하긴 엄청 착하다. 맨날 술심부름만 했다. 결제도 다 자기가 했다. 친구들이 결제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밝혔다. 백씨와 함께 왔던 이들은 백씨의 가까운 친구들은 아니었다.

가족들은 의심 가는 한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잘 모르는 백씨가 아는 형. 백씨는 실종 당일 아는 형을 만나러 갔거나 같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당시 가족들은 백씨가 아는 형에게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수사를 의뢰한 적이 있다. 그러나 경찰은 구체적인 정보가 없어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종 전날 백씨를 만났다는 지인은 "술 한잔 하고 '취직했다. 일하러 간다'며 밝게 말했다. 그게 내가 봤던 마지막이다. 어디에 취직했는지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소개시켜준 분이 누군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안하더라. 취직했다고만 했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전문가들과 차량을 정밀 분석했다. 버려야 할 편견은 차가 평평한 곳에 주차됐으리라는 것, 주차모드일 때 차가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 등이다. 여기에 떨어진 핸들, 사라진 블랙박스의 존재도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분석과 토론 끝에 자살로 위장한 타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문가는 "차에 많은 증거가 있었는데 인양하면서 엄청나게 손상됐다. 지붕이 찢어진 걸로 봐서는 마구잡이 인양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백씨의 차량와 유사한 상태로 발견된 낙동강 사건. 백씨와 달리 낙동강 사건 시신은 얼굴을 제시한 몸 부분이 형태가 유지된 상태였다. 두 시신 모두 밀폐된 차량에서 3년 넘게 있었는데 왜 상태가 달랐을까. 수심, 수온, 유속 등으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두 강의 상태는 거의 비슷했다. 물에 빠진 차에서 사망한 후 계속 물 속에 있었지만 백씨는 그렇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것이 알고 싶다'를 만난 경찰 측은 "수사가 종결됐지만 의문점에 대해 추가로 보강수사를 할 것이고 사인에 대해 의혹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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