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탄치 못했던 에이핑크, 애착 커요. '끝까지 가자'는 멤버들의 이야기가 그냥 하는 말일지라도 고마워요."
데뷔 10년차 걸그룹 에이핑크 리더 박초롱이 영화 '불량한 가족'(감독 장재일)으로 스크린 데뷔한다. 7월 9일 개봉하는 영화 '불량한 가족'은 음악만이 유일한 친구였던 '유리'가 우연히 '다혜'의 특별한 패밀리를 만나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박초롱은 내성적이지만 모두에게 따뜻한 '유리'로 분했다.
"에이핑크 멤버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특히 막내 하영이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제 모습을 보고 놀리기도 했어요. 낯선 시사회장에 있다가 멤버들을 보니까 긴장이 풀리더라고요. 보미는 어둡고 말 없는 역할이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잘 어울리더라고 말해주기도 했어요."
극중 바이올린 전공생 역을 맡은 만큼 바이올린 연주신은 실제로 레슨을 받았다.
"처음에는 운지법 정도만 배우다가 영화에 삽입될 곡이 나오고 나서는 속성으로 배웠어요. 영화에서는 후시로 소리를 덧입혔는데 연주 자체는 실제로 한 거에요. 바이올린을 배운 게 아까워서 콘서트 때 연주를 해보려 했는데, 소리를 예쁘게 내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더 오랜 시간 배워서 꼭 연주를 해보고 싶어요."
첫 영화 주연작을 마주한 소감은 '아쉬운 게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처음엔 영화냐, 드라마냐에 얽매이지 않고 그저 맡은 캐릭터를 잘 소화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막상 완성본을 보니 숨소리 하나까지 선명하게 들리더라고요. 영화에 대한 공부가 많이 됐죠. 연기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마냥 아쉽다고만 하는 건 책임감 없어보이잖아요. 즐겁게, 최선을 다해서 촬영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배우로는 신인이지만, 실은 어엿한 중견(?) 걸그룹 에이핑크의 리더인 그다. 영화를 연출한 장재일 감독은 리더로서 멤버들을 이끌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못 하고 가슴 속에 담아뒀을 박초롱의 실제 성격이 극중 '유리'와 맞닿은 거 같아 출연을 제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성격은 차분한 편이에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말도 잘 안 해요. 유일하게 밝아질 때는 멤버들과 있을 때죠. 원래는 나서는 것보다 뒤에 묵묵히 있는 걸 좋아해요. 때문에 처음 에이핑크 리더 자리를 줬을 때는 '못하겠다'고 했었어요. 용기가 안 났죠. 지금은 동생들이 많이 생기다보니 책임감이 커졌어요. 동생들이 힘들 정도로 잔소리를 하는 편이에요. 제일 기본적인 것들, 서로에 대한 신뢰나 믿음을 강조해요. 여섯명 성격이 각자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같지 않아서 100% 맞을 수는 없거든요. 배려하고, 서로 상처 받지 않게 조심해요."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속 깊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편지도 써 봤다는 에이핑크 멤버들. 불화설도, 구설수도 없었던 것은 서로를 향한 배려 덕분이다.
게다가 에이핑크는 열애설도 없었고, 공개 연애도 하지 않았다. 박초롱은 "막내가 유독 '언니, 연애를 하더라도 걸리지마' 하고 심하게 단속하는 편"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막내가 키스신까지 관리해요. '너무 진한 거 아니야?' 하고요. 그럴 때는 하영이에게 '언니도 이제 서른이야' 말해요. 하하.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생각할진 몰라도 제 개인적으로는 공개 열애보단 조용히 만나다가 결혼 발표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만날 땐 좋아도 헤어질 때는 기사가 나거나 하면 마음아플 거 같거든요. 팬들에 대한 예의도 필요한 거 같고요."
에이핑크 정은지와 손나은 역시 '연기돌'로 활약하고 있다. 박초롱은 "데뷔 10년차니까 이제는 각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는 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멤버들과 에이핑크를 유지하면서 그간 하고 싶었던 분야에 도전해보자는 이야기를 해왔어요. 그간 저 역시 연기가 본업은 아니라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진지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해보려고요. 10년 간 에이핑크로서 열심히 활동했기 때문에 이제는 각자 도전하고 싶은 분야에 한 발 씩 가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눴고, 서로 많이 응원해주고 있어요."
연기에 대한 꿈을 꾸게 된 계기도 특별했다. "데뷔 초 시트콤에 출연하면서 연기가 신선하고 재밌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박초롱은 "연기는 감정을 표현하는 직업이다. 리더로서 스스로 억압하는 부분이 많은데, 연기를 할 때만큼은 그 억압을 푸는 게 좋다"고 전했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박초롱. 그는 "저보단 오히려 주변에서 나이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다. 처음 반 오십(25세)이 됐을 때는 하도 주변에서 놀려서 상처 아닌 상처도 받았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지금은 덤덤해요.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또 에이핑크 멤버들이 워낙 어려서 잘 묻어가고 있기도 하고요. 신기하게도 나이를 먹을 수록 체력이 더 좋아져요. 데뷔 초에는 몸 관리를 못했거든요. 어린 나이에 리더를 맡고 데뷔를 하다보니 스트레스를 관리할 줄 몰랐고, 식단도 불규칙했어요.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관리를 시작했어요. 운동을 꾸준히 하다보니 지금은 제가 제일 쌩쌩해요. 아직 춤 더 출 수 있어요!"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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