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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감독 “우리 영화에 악역은 없었다”[EN:인터뷰②]
2019-12-04 06:02:01
 


[뉴스엔 박아름 기자]

'나를 찾아줘'에는 악역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영화 ‘나를 찾아줘’ 김승우 감독은 12월3일 오후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영화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이영애 주연의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다. 이영애의 1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자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 드라마틱한 스릴로 뜨거운 호평을 얻고 있는 가운데 김승우 감독은 영화의 출발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실 제목은 애초 '나를 찾아줘'가 아니었다. 영화의 처음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때는 2008년 12월 이맘때 쯤이었다. 김승우 감독은 "이후 글이 시나리오 마켓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땐 제목이 '아무도 없다'였다. 시나리오는 같은데 그때 내 마음과 지금 내 마음이 달랐다. 그땐 아무도 없는, 믿을 사람도 없는 절망을 얘기했고, 지금은 이야기는 같은데 전하고자 하는 주제가 달라졌다.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5년 전에 비해 시나리오가 조금 바뀌었다. 그땐 좀 비관적이었는데 내가 변하면서 시나리오 역시 달라졌다. 내가 바라보는 것 자체가 그랬던 것 같다. 지금은 나도 달라져 세상을 희망적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회상했다.

김승우 감독은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실종 아동 찾기 현수막을 보고 영화를 기획하게 됐다. 김승우 감독은 "그걸 봤을 때 문득 나도 익숙하게 보다 보니까 그냥 감상하고 지나갔던 것 같더라. 감상이란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불쌍하다' '안 됐다' 정도로 지나갔는데 한 번 더 생각해보니 어렵더라. 부모님 마음도 느껴졌다. 그러면서 내 자신이 조금 미안해지기도 하고 실종 아동들 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관심들에서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힘드니까 안 한다.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힘들어하다 쓴 것이다"며 "그런 면에서 연출하는데 있어 영화를 감상하는 태도로 접근하지 않으려 했다. '슬픈 일이구나' 하고 우는데 그치지 않고 체험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단 생각을 많이 했다. 그들의 아픔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그러면 좀 더 실종자 가족뿐 아니라 다른 여러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불쌍하다' '슬프다'며 지나가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생각해보지 않을까? 그런 식의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김승우 감독은 실제 '나를 찾아줘'를 준비하던 도중 아이를 만났다. 김승우 감독은 "처음에 어떻게 보면 아이를 찾는 이야기지만 주제적인 면으로 접근했다"며 "내게도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이 아이라는 부분이 감독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엔 너무 힘든 일이구나'란 걸 생각하게 됐고, 조금 더 집중해서 임했던 작업이 됐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나를 찾아줘'는 놀랍게도 당초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염두에 두고 쓴 이야기다. 김승우 감독은 "표현방식도 셌다. 내가 변하면서 '과연 센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난 지금도 센 장면을 직접적으로 묘사한 게 없다. 다만 애초에 연출하려고 했던 방향이 '체험을 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타인의 고통이나 사회적 아픔을 감상하려는 태도가 아니라 여러 사회적인 부분들에 대해 관객들이 불쌍해서 연민을 갖고 나온다기보단 반 걸음만 더 갔음 좋겠단 생각에 아픔을 체험하는 느낌이었음 좋겠다 싶었다. '저 사람 어떻게 해?'가 아니라 '내가 고통을 겪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다르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이슈들도 고통스럽게도 반 발자국 더 들어가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직접 그 아픔을 느끼려면 말이다. 그러다보니 더 아팠나보다"고 설명했다.

김승우 감독은 악역으로 설정된 만석 낚시터 사람들을 악역이라 여기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 모두를 연민을 갖고 바라봤다고.

"나쁜 사람일 수 있는데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사람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면 안되지만 우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금씩 눈을 감고 산다. 그런 사람들이 반복되고 죄의식을 못 느끼다보면 우리도 그렇게 될 것이다.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도 안 그랬으면 좋겠고, 달라졌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게 됐다."

유재명 외 낚시터 사람들을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배우들에 주문한 것도 남달랐다. 김승우 감독은 "극화된 연기라기보단 본인들이 나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했다"며 "그들은 현실적 선택을 하는거고 어찌보면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맡은 바가 그럴 뿐이지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일상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씩 자기의 상황을 지키려 하다보니 잘못을 하게 되고 그게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악역으로서 셋업같은 건 절대 하지 말자고 약속했다"고 배우들에게 주문한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김승우 감독은 "관객들은 그 부분 때문에 악역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저 사람 나쁜 사람이야' '악역이야' 이런 생각을 안 갖게끔 하고 싶었다"며 "낚시터 사람들과 우린 종이 한 장 차이 아닐까 생각했다. 꼭 실종 아동뿐 아니라 어렵고 힘든 일에 대해 눈과 귀를 닫고 있다. 그런 모습이 표현됐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관객들이 진짜 나쁜 놈이지만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는 현실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유재명의 경우 홍경장을 워낙 실감나게 표현해내 관객들을 소름돋게 만들었다. 심지어 정연 역 이영애를 폭행하는 장면까지 등장한다. 이에 대해 김승우 감독은 "유재명 선배도 대역을 쓰긴 했지만 굉장히 열심히 했다. 그건 내 고민인 것 같다"며 "이 영화에서 내 의도를 드러내지 않았다. 영화가 가진 소재가 그렇기 때문에 내 욕심이 드러나고 그걸 활용하기엔 조심스런 소재였다. 다만 현실 안에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은 계속 했다. 그러다보니 액션도 날것처럼 나오게 됐는데 관객들에겐 충격적일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랬다면 죄송하다"고 재치있게 사과했다.

한편 김승우 감독은 "신체적으로 이영애 선배님 같은 경우 멍도 들고, 유재명 선배님도 이틀 정도 찍고 몸살 났지만 부상은 없었다. 집중력 있게 다들 준비들을 해주셨고, 프로 스태프들도 많아 조심스럽게 찍었다"고 별 탈 없이 끝난 촬영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승우 감독은 특히 "너무 감사드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도, 현장에서도,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에서도, 지금 개봉 결과 안에서도 한 번도 서운해하시거나 그런 적이 없다. 작품을 좋아하시고 응원해주시고 오히려 날 응원해주신다. 굉장히 새로운 분이고, 정말 좋으신 분이다"며 이영애를 향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정연의 남편으로 짧게 등장한 박해준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박해준은 분량이 많은 역할이 아님에도 '나를 찾아줘' 출연을 흔쾌히 수락해 눈길을 끈다. 박해준과의 친분은 1도 없었다는 김승우 감독은 "시나리오를 보고 빠르게 출연을 결정해주셨고 오셨을 때부터 촬영하는 내내 열심히 해주셨다. 박해준 배우와 친해질 수 없었던 게 너무 아버지의 마음으로 오셔서 너무 힘들어했다. 너무 힘들어했고, 꼭 필요한 이야기인 것 같다고 하셨다. 감정적으로 힘들어하는 상태로 오셨고 그래서 실질적인 감정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나를 찾아줘'는 '겨울왕국2' 열풍 속 지난 11월27일 개봉해 12월2일 기준 50만 관객을 돌파했다


. (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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