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그저 일이 좋아 배우가 됐고, 18년 동안 즐겁게 연예계 활동을 이어왔다.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도약해야 될 시기, 고준희는 의도치 않게 8개월의 공백을 가지게 됐다. 하루아침에 악성 루머의 피해자가 돼버린 그에게는 억울할 틈도 없었다.
"저는 그저 일이 즐겁고 좋아서 배우를 하고 있거든요.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더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한 단계 더 발전하라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닐까'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했고, 안 좋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진짜 제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같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억울할 새도 없었던 것 같아요. 가족들도 챙겨야 했고.."
의도치 않게 공백기를 가진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대중과 만나고 싶다는 고준희다. "반년간 일을 못했던 시간들이 아깝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그는 앞으로 쉬지 않고 꾸준히 '열일'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2001년 SK 스마트 학생복 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한 고준희는 MBC '여우야 뭐하니' '그녀는 예뻤다' SBS '사랑에 미치다' '야왕' '추적자' 영화 '걸스카우트' '결혼전야'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고준희'라는 이름을 떠올렸을 때, 그가 출연한 작품보다는 '단발' '패션' 등이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 그럼에도 고준희는 "고민보다는 감사함이 더 크다"고 말했다.
"'단발'이나 '패션'은 제가 작품 활동을 하면서 얻은 이미지잖아요. 배우로서 정체성을 고민한 적은 없어요. 물론 앞으로 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 마음은 크죠. 사실 단발도 작품을 통해 우연히 만들어진 이미지예요. 예전에 tvN '일년에 열두 남자'라는 드라마를 할 때, 제가 페이크 퍼를 계속 입고 나왔거든요. 그때 머리가 퍼랑 자꾸 닿아서 그냥 잘랐어요. 여자들은 알 텐데 '거지존'이라는 게 있잖아요. 저도 그 존을 피해 머리를 계속 자르다 보니까 단발이 제 트레이드 마크처럼 돼버렸어요. 제가 '단발로 우리나라에 획을 그어보자' 이런 마음으로 자른 게 아니거든요.(웃음) 그런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니까, 저는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아직까지도 신기해요."
고준희의 내년 목표는 최대한 많은 곳에서 대중과 소통하는 것. 드라마, 영화는 물론, MC도 꿈꾸고 있다. 힘들고 답답했던 만큼 더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싶다는 그다. 혹시 방송을 통해 억울했던 심경을 털어놓아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을까. 고준희는 "왜 피해자가 해명을 해야 될까"라고 반문했다.
"왜 피해자가 계속 이야기를 해야 될까요? 그런 게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저는 제 주변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고 '끝까지 간다'고 했어요. 그런데 기사나 유튜브를 보면 제가 아무 이야기도 안 하고 넘어가는 걸 '인정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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