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캅스'의 평점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5월 9일 개봉한 영화 '걸캅스'(감독 정다원)는 개봉 전부터 '평점 테러'에 시달렸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를 두 명의 여성 경찰이 합심해 잡는다'는 소재가 일명 '젠더 이슈'를 불러 일으킨다는 이유에서다. 개봉도 하기 전 쏟아진 무차별 테러에 '걸캅스'는 3점대의 낮은 평점으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에 주연 배우 라미란은 개봉 전 인터뷰에서 "평점 테러도 관심이니 고맙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고 평가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걸캅스'에 10점을 준 관람객들은 "시의적절하다" "재미와 메시지 다 잡았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승리, 정준영 등 성범죄와 관련돼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사회면을 채우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관련 사건을 조명한 영화가 개봉한 것이 의미 있다는 것. 특히 문제의 심각성을 미처 알지 못했던 이들에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영화의 취지 자체에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또 잔뼈 굵은 연기파 배우 라미란과 톡톡 튀는 매력의 이성경이 선보이는 연기 시너지가 신선하다는 평도 주를 이룬다. "여성 주연 영화라 반가웠다"며 응원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반면, 1점의 낮은 평점을 주는 이들도 날 선 의견을 내고 있다. "20대 여성이 영화를 보지도 않고 무조건 10점 만점을 주고 있다" "'걸캅스'는 페미코인 영화" "남성 경찰의 무능함만 강조했다"고 말하고 있다. '페미코인'이란 페미니즘과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합성어로, '페미니즘을 하면 돈이 된다'는 뜻. 여기선 여성 주인공 영화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관객을 비꼬는 것으로 읽힌다.
이런 현상에 대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라미란, 이성경은 입을 모아 "'걸캅스'는 여성만을 위한 영화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감초 조연으로 활약한 최수영은 이날 가진 인터뷰에서 "'걸캅스'는 여성 영화가 아니다. 사건 중심 영화다"며 "그간 사건 중심 영화가 굉장히 많았는데, 여성이 주인공이 돼 여성의 시선으로 사건을 풀어냈을 때는 이런 색다른 점이 있다는 걸 신선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밝혔다.(사진=영화 포스터, 스틸)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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