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박아름 기자]

김윤석이 자신의 첫 영화 연출작 ‘미성년’으로 제대로 사고칠 준비를 마쳤다.

배우 김윤석 감독의 입봉작 ‘미성년’이 지난 4월 1일 언론배급시사회 및 VIP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배우의 감독 도전 성공 사례가 드문 탓에 개봉 전부터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미성년’은 등장인물들이 각각의 입장에서 불륜이란 사건에 대처하는 방식을 신선하게 다룬다. 불륜이라는 부담스러운 소재에도 불구, ‘미성년’은 섬세한 연출과 위트있는 대사들, 흡입력 좋은 연기 앙상블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김윤석은 누가 배우 아니랄까봐 감독으로서뿐 아니라 배우로서도 빛났다. 첫 연출작부터 염정아 김소진부터 신예 김혜준, 박세진까지 여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김윤석. 국내 스크린 시장에서 비교적 성공하기 힘들다는 여배우 위주의 영화에서 청일점으로 등장하는 그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조연, 그것도 호감일 수 없는 불륜남 캐릭터임에도 김윤석이 그린 대원은 강렬한 캐릭터들 사이에서도 임팩트를 남긴다.

대원은 비밀이 밝혀진 후 상황을 회피하려고만 하는 무책임한 우유부단한 가장이다. 비주얼 면에서 평소보다 부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김윤석은 MBC 드라마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 속 불륜남 하동규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옹졸함과 찌질함에 관객들로 하여금 피식 웃게 만든다. 특히 사건의 발단인 대원은 비밀을 들킨 후 딸 주리(김혜준)의 부름에도 무작정 도망치는 모습으로 아이러니한 웃음을 자아낸다. 분노를 유발할 수 있는 설정의 캐릭터지만 ‘미성년’ 속 불륜남 대원은 코믹함을 담당, 크게 튀지 않는 ‘미성년’의 전체적인 톤과 어우러지며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연출한다더니 연기까지 한 김윤석. 여기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대원은 우여곡절 끝에 김윤석이 직접 맡은 배역이다. 대원이 호감형 캐릭터가 아닌데다가 연기하기 까다로운 캐릭터이기 때문에 캐스팅에 난항을 겪었던 감독 김윤석은 고심 끝에 자신이 직접 대원이 되기로 했고, 뒷모습이나 옆모습이 주로 보이게 정면샷을 최대한 피해가며 대원을 만들어냈다는 후문이다.

감독과 배우 1인2역을 소화해낸 능력자 김윤석을 만날 수 있는 '미성년'은 4월 11일 개봉한다. (사진=쇼박스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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