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부산)=뉴스엔 글 이소담 기자/사진 정유진 기자]

봉준호 감독이 "비오는 장면에 집착한다"고 털어놨다.

봉준호 감독은 10월4일 부산광역시 우동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진행된 영화 ‘마더’(감독 봉준호) 흑백버전 상영 및 GV(관객과의 대화)에서 영화 속 비오는 장면에 집착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영화 속 비오는 장면이 늘 등장하는 것에 대해 “'살인의 추억'이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실제 4~5차 살인까지 비오는 날 살인이 벌어져서 자연스럽게 영화도 그렇게 찍었다”며 “개인적 사심과 욕심으로 최고의 비오는 장면을 찍고 싶은 집착 때문에 영화마다 한 번씩 꼭 넣게 됐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7인의 사무라이' 클라이맥스 비신이나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위 오운 더 나잇'에서 뉴욕 다리를 질주하며 벌어지는 비오는 장면이 있다. 감독들이 그렇게 집착하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도 비오는 신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마더'에서 진구가 김혜자 선생님을 협박하고 옷을 벗었다 입었다 하는 장면이다. 실내에 있긴 하지만 밖에서 내리는 비가 전체 신을 지배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또 진구가 나오는 신은 전부 축축하다. 집도 강가에 있지 않나. 바닥에 쏟은 물이 진구 손가락을 건드리는 장면도 있다. '마더'에서도 그 장면을 잘 찍어보고 싶었다”며 “대개 작심하고 찍는 3대 시퀀스가 있었는데 진구가 나오는 비오는 신이 내겐 그랬다”고 밝혔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섹션 부문에 초청된 ‘마더’는 봉준호 감독의 아이디어로 흑백버전으로 상영됐다. 살인범으로 몰린 정신지체아 아들(원빈)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김혜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소담 sodamss@ / 정유진 noir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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