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장비로 가린 누드 광고에 올림피언들 "여성 스포츠 모욕" 분노
스위니가 먼저 찾아가 지분 확보…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사업'이었다
배우 시드니 스위니가 또 한 번 광고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드니 스위니는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된 스포츠 예측시장 앱 '노빅(Novig)' 광고에 나타났다. 광고 속 시드니 스위니는 전라에 가까운 노출로 나타나 큰 화제를 일으켰다.

- ▲ 미국 배우 시드니 스위니가 스포츠 광고에 출연하며 ‘뜨거운 감자’의 주인공이 됐다/NOVIG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광고 속 스위니는 나체 상태로 테니스, 골프, 야구, 하키를 흉내 내고 농구공과 축구공으로 몸을 가린다. 농구 골대 위에 상의를 벗고 걸터앉는가 하면, 당구대 위에서 "이건 거래 못 해요. 나 여기서 그냥 예뻐 보이잖아"라고 말한다.
광고는 게시와 동시에 많은 논란을 불러모았다. SNS에는 "여성 스포츠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 "여성을 100년 후퇴시키는 광고"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현역·전직 선수들도 실명으로 목소리를 냈다. 수영 올림픽 4관왕 아리안 팃머스는 "완전히 조크 같은 광고"라며 "이걸 볼 때 얼마나 분노가 치미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기술을 연마하는 데 인생을 바친 모든 여성 얼굴을 걷어차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수영선수 라니 팰리스터, 하키 국가대표 골키퍼 조크 바트람도 비판에 가세했고, 호주스포츠연구소(AIS)는 광고와 같은 음악에 실제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담은 '패러디 영상'을 게시하며 응수했다.
시드니 스위니는 물러서지 않았다. 13일 자신 인스타그램에 세리나 윌리엄스, 론다 라우지, 메건 라피노, 제이슨 켈시 등 누드로 ESPN 매거진 표지를 장식했던 스포츠 스타들의 화보를 올렸다. "선수들 누드는 되고 나는 왜 안 되냐"는 반문이다. 캠페인 추가 컷도 함께 게시했다.
공식 입장은 이렇다. "콘셉트는 단순하다. 소음을 걷어내고 오로지 스포츠에 집중하는 것. 자신감과 유머, 장난기로 구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판 측 논리는 다르다. ESPN 화보는 훈련으로 만들어진 선수 몸을 '기능'으로 보여준 기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광고는 스포츠와 무관한 배우 몸을 베팅 앱의 시선 유인 장치로 썼다는 것이다.
■ “속옷 색깔 맞히기 도박 불쾌해”…직접 찾아가 기획부터 참여한 ‘빅 픽처’
노빅 제이콥 포틴스키 CEO는 광고 공개 당일 미국 스포츠 매체 프런트오피스스포츠(FOS) 인터뷰에서 뜻밖의 사실을 공개했다. 스위니 측이 먼저 노빅에 연락해 지분 파트너십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포틴스키에 따르면 계기는 다른 예측시장 플랫폼들이었다. 스위니는 "다른 플랫폼들이 내가 무슨 색 속옷을 입을지를 놓고 베팅 마켓을 여는 게 불편하다"며 "스포츠에는 깔끔한 무언가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자신 사생활이 베팅 상품이 되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 스포츠 전용 플랫폼과의 파트너십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스위니는 단순 모델이 아니다. 그는 노빅 지분 보유자이다. 미국 매체 컴플렉스 인터뷰에서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창작 논의에 참여했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누드 콘셉트 역시 본인이 승인한 기획이라는 뜻이다.
노빅은 2021년 설립돼 올해 6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승인을 받은 스포츠 전용 예측시장이다. 정치·문화 관련 마켓 없이 스포츠만 다루며 누적 거래량은 60억 달러를 넘는다. "오직 스포츠"라는 광고 카피는 곧 이 회사의 사업 전략이다.
시드니 스위니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1월에는 자신의 란제리 브랜드 '선(SYRN)'을 직접 런칭했다. 시드니 스위니는 자신 몸을 둘러싼 담론에 대한 '소유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궤적이다.
■ 비판 쏟아져도 ‘완판 행진’…주체적 상품화 어디까지
미국 유통업계 분석지 로빈리포트는 SYRN에 대해 뼈아픈 평가를 내놨다. "여성을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자를 선망하고 모방하라고 요구하는 브랜딩"이며 "속옷이 실제 상품이 아닌 것 같다. 스위니 몸이 상품"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시드니 스위니가 만들어온 ‘노이즈 마케팅’ 노선은 매번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몇 달 전 진행된 아메리칸이글 광고는 거센 비판 속에서도 브랜드 화제성을 폭발시켰다. SYRN 첫 컬렉션은 출시 직후 완판되기도 했다.
자기 몸에 대한 투기가 불쾌해서 시작한 파트너십은, 결과적으로 자기 몸을 가장 큰 화제 상품으로 만들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이 여성 인권을 후퇴시킨다는 백래시(반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뉴스엔 황지민 saeha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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