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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가 '오징어게임' 시즌1부터 시즌3까지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이정재는 7월 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3'(각본 연출 황동혁) 인터뷰에서 4년 이상 성기훈 역으로 활약하며 다양한 변화를 선보인 소회를 전했다.
- ▲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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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는 "촬영도 오래 했고 촬영 과정에서 배우 스태프들 간의 추억도 많이 쌓였고 그런 부분들이 끝이라는 생각을 하면 좀 아쉽긴 하다. 친해졌고 친해진 것 이상으로 손발이 너무 잘 맞으니까 촬영장도 긴장감 부담감 보다는 서로 호흡이 잘 맞으니까 예상치 못한 상대방의 아이디어와 예상치 못한 애드립도 다 포함해서 기대하게 된다. 이렇게 호흡이 잘 맞는 스태프, 배우들과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니까 그게 제일 아쉽다. 이렇게 크게 성공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해봤다는 거. 해외에서는 또 이렇게 일하는구나. 이렇게 바라보는구나. 한국을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수많은 경험을 해봤다는 것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1부터 3까지 이어진 성기훈의 변화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정재는 "시즌1에서 기훈의 감정이 회마다 변하지 않나. 구슬치기할 때는 사람을 속이기도 하고 죄책감을 갖고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는 감정의 변화로 인해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나. 시즌 2, 3로 넘어와서는 게임을 멈춰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어떻게 보면 시즌1에 비해서는 다양한 모습보다는 확고한 모습으로 보여지다 보니까 거기에 대해 고민하게 되더라. 여기서는 어떤 모습으로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이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임산부도 들어와서 아이도 낳게 되고 모자가 들어와서 아들을 죽일 수밖에 없는 상황들, 기훈은 자기가 반란을 일으켜서 실패했는데 대호가 그런 것처럼 감정을 전가하면서 죽이는 게 정당하다는 걸 만들어버리지 않나. 그러면서 또 좌절하는 것들이 여러 캐릭터들을 하나의 그물망같이 감아주는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차피 시즌3로 넘어가면서는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려는 노력과 마지막 선택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우여곡절이 있으니까 그물 같은 역할을 하면서 충분히 지켜보는 관찰자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래도 그 안에서 기훈이가 변화되는 변곡점을 어디에서 잡아가야 할 것인가를 세밀하게 하려고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시즌을 거듭하며 기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바로는 "'오징어게임'이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는 하다. 저는 양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있고. 감독님은 사회, 정치적인 이야기까지 하시는데 기훈을 연기한 입장에서는 양심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양심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게 중요하지 않겠나. 기훈은 그런 양심을 선택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내면 갈등 연기를 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으로는 "한 캐릭터를 오래하다 보니까 고민도 더 많다. 에피소드도 많지 않나. 22개 에피소드 안에서 성기훈이라는 캐릭터가 매 에피소드마다 나오게 되고 그 안에서 수많은 캐릭터들과 다양한 사건과 상황들을 직면하게 되다 보니까 그 안에서 감정을 어떤 식으로 창작자가 원하는 상황에 따른 감정을 표현해야 잘 전달해야 될까 하는 고민이 당연히 있다. 어떻게 표현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까 좋은 걸까 이 장면과 이 에피소드, 이 시즌의 본질적인 목표점이 무엇인가 라는 고민을 5, 6년 간 하다 보니까 많은 생각이 든다. 안타까운 사연을 갖고 있는 캐릭터들도 많이 나오고 매사연을 가진 캐릭터의 죽음도 있다 보니까 시나리오에 나와 있지 않은 영역까지도 생각이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것 같다. 기훈은 이 선택을 했는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하는 1차원적인 생각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는 어떤 식으로 죽는 게 좋을까 하는 생각까지 확장됐던 프로젝트였던 것 같다. 시즌1이 워낙 큰 성공을 했고 많은 팬들이 좋아해주셨기 때문에 어떤 메시지와 재미를 드려야 만족을 드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까지 중첩됐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시즌1-3까지 넘어오면서 메시지가 인간을 어디까지 믿고 나의 양심은 어떻게 지킬 것인가 하는 고민까지.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돼야 하니까 감독님은 연출적으로 저는 감정의 표현적으로 그런 대화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훈이 끝내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결말이 만족스러운지에 대한 질문에는 "시청자 분들 반응도 기훈 엔딩에 대한 게 제일 많은 것 같다. 감독님도 그 부분에 대해 가장 고민이 많으셨고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엔딩이 많이 있었을 것이고 그 중 몇 개는 저도 들었다. 아마도 흥행을 위해서, 대다수가 원하는 엔딩도 당연히 알 거다. 지금의 엔딩을 어떻게 생각하실까 호불호가 갈릴텐데 당연히 예측했을 거다. 작가이면서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님이 이 프로젝트의 대미를 마무리하겠다는 결심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이 정도로 성공한 프로젝트에는 대부분 시즌5 이상 넘어간다. 몇 년 더 할 수 있는 기회이고 세계인들과 더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나는 거니까. 그것보다는 작품의 완결을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식으로 다룰 것이냐 어떻게 마무리할 것이냐 결론을 내린다는 건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 작가구나 그런 느낌이 가장 많이 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토론하고 싶었는데 그거에 대한 결정을 이렇게 하는데까지는 되게 끊임없는 유혹도 있었을 것이고 고민도 당연했을텐데 이런 결정으로 하겠다는 용기가 놀랐다. 대본 세개를 한꺼번에 받아서 다 읽었는데 저도 엔딩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시나리오 주시면서도 일단 한 번 읽어라고 하셔서 전혀 예측을 못 했다. 다 읽고나서는 작가주의적인 모습이 되게 강하구나, 작품에 대한 애정이 되게 크구나 싶었다. 비즈니스적으로 시즌제로 펼쳐나가는 것보다는 자기 작품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더 크구나 라는 걸 크게 느꼈다"고 답했다.
마지막신 촬영 당시도 떠올렸다. 이정재는 "감독님도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 생각하셨을 거다. 보통 촬영하면 스케줄을 타이트하게 해결하는데 그날은 몇 컷 안 됐다. 오로지 마지막 엔딩만 찍는 스케줄로 하셨다. 떨어지기 직전 장면은 다양하게 많이 찍었다. 편집실에서 보고 판단하시려고 각양각색의 버전은 아닌데 여러 감정이 들 수밖에 없는 기훈의 상황이지 않나. 디테일하게 바뀐 버전에서부터 조금씩 더 다양하게 하는 버전들을 온종일 찍었다. 저도 어떤 테이크를 정하실지 궁금했다. 고민도 많이 했지만 시간을 충분히 갖고 여러 버전을 찍었다. 그게 아마 저의 마지막 촬영이어서 다이어트는 그날로 끝났다"고 설명했다.
마무리가 되지 않은 듯한 마지막 대사와 관련해서는 "대사가 마무리가 안 된 것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그래도 몇개는 만들어놓자 했다. 촬영장에서 다 찍어보자. 몇개 만들어보자 해서 저도 많이 생각해보고 감독님은 수도 없이 많았는데 안 가르쳐주더라. 뭐가 좋을까 저도 미치겠더라. 워낙 기훈의 선택을 예측 못한 것도 있고 뭘 갖다 붙여도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감정이 복합적인데 짧은 한줄의 대사로 만든다는 게 너무 어렵더라. 너무 부족한 것 같았다. 그래서 감독님한테 계속 뭐냐 도대체 했다. 끝까지 말씀을 안 해주셨고 이런 심정이지 않겠냐고 하셨다. 어떻게 보면 작가주의적 발상이고 선택 아닐까. 시청자 각자가 채울 수 있는 여지를 일부러 만들어놓은 건데 제가 만들어달라고 얘기하는 건 본인의 의도와는 정반대이니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빈공간이 제일 좋겠다는 생각으로 많이 바뀌었다. 감정은 분명히 있어야 하니까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아야 된다는 감정이었다. VIP들이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뽑아서 게임을 시킨 것이지 않나. 시즌1부터 3까지 게임장 안에서 배신하게 만들고 죽이게 만든 우리, 내가 값어치없는 사람 같아서 게임장 안에 초대하고 사지로 몰아넣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감정으로 마지막을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다면적인 모습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이정재는 "방식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시즌1에서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 속에서 표현하는 것이 재미였다면 2, 3에서는 더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보여주는 구조로 짜여진 것 같다. 시즌1과 다르게 관찰자 시점으로 변모가 됐다고 본다. 황감독님의 선택이었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다양한 캐릭터의 애절한 사연, 그럴 수밖에 없었던 선택이 더 잘 보인 게 아닌가 싶다. 기훈이만 보여졌다면 그만큼 다양할 수 있었을까 싶다. 그게 좋은 선택일까. 나눠갖는 게 좋은 걸까 하는 고민이 있었을 것이고 다양한 선택을 하다 보니 그런 선택이지 않을까 한다. 전체를 봤을 때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작품은 팀으로 표현하는 것이지 나눠서 메시지를 하나로 모아가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그런 것에 대한 아쉬운 생각은 안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기훈이 비호감으로 느껴진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그런 반응이 얼마나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지배적인가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그런 반응이 지배적인 건지 일부 분들이 표현하신 건지는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며 "그렇게 말한 분들에게는 응원해달라고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시즌 2, 3가 한 번에 공개됐다면 어땠을까. 이정재는 "제가 시청자라도 한 번에 쭉 보는 게 연속성도 있고 끊기지 않으니까 관람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기는 하다. 하지만 편성 과정에서 최선이지 않을까 한다. 넷플릭스가 콘텐츠 편성을 한 두 번 한 것도 아닐테고 얼마나 많이 해봤겠나. 장단점을 비교해봤을 거다. 그렇다고 텀이 너무 오래 있다가 13개가 공개되는 것보다는 6개월을 당겨서 공개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판단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제가 시청자라도 쭉 보는 게 편하다. 그런데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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