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우리영화'(극본 한가은 강경민/연출 이정흠) 제작발표회가 6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이정흠 감독, 배우 남궁민, 전여빈, 이설, 서현우가 참석했다.
이정흠 감독은 "'우리영화'는 거창한 수식어나 미사여구가 없는 드라마다.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해 잔잔하면서도 계속 생각나게,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를 전하는 정통멜로다"고 소개했다.
'조작' 이후 재회하게 된 이정흠 감독과 남궁민. 이정흠 감독은 "8년만에 오랜만에 같이 작업하게 됐다. '조작'은 내 장편 데뷔작이었고 선배님도 주인공으로 막 가던 시기라 동지애 같은게 있었다. 같이 뭔가 새롭게 시작하는. 그때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선배님은 우주대스타가 됐다. 나는 감독 나부랭이라 선배님께 업혀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남궁민은 "이렇게 말하면 내가 뭐가 되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감독님과 처음 만났을 때 기억이 너무 좋았다. 서로 풋풋하고 순수했다고 할까. 서로 뭔가 알아가고 열정 가득하게 노력했다. 이번 작품은 열정과 순수함도 남아있지만 노련미도 생긴 것 같다. 서로 이야기를 공유하고 감독님 말씀 잘 듣고 하면서 촬영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너무 연출을 잘 하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영화 감독 역으로 돌아온 남궁민은 "영화 감독으로 특별하게 준비한 건 없다. 단편영화 감독을 해봤고 항상 감독님들을 보고 있다. 오히려 나는 진짜 감독처럼 하고 왔는데 감독님께서 '멜로 남자주인공은 더 멋있어야 하니까 더 꾸미고 와라' 하셔서 외모를 조금 더 꾸미고 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감독으로서보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로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정흠 감독은 "멜로는 감성이 중요하다보니까 배우들의 연기적인 걸 시청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에 포인트를 맞췄다. 내 이전 작품들이 카메라 워킹이 많았는데 이번엔 정직하게 배우들의 좋은 얼굴을 찍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하는 말이 없으면서 필요한걸 정확하게 전달하는 판타지적인 감독이다. 그런 모습을 보며 재밌어서 더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이다음은 여자 배우인데 특수한 상황에 놓인 배우인데 시청자들이 색안경을 끼고 '죽을 애'라고 보지 않고 배우로서 볼 수 있게 연출에 포커스를 뒀다"고 밝혔다.
3년만에 SBS에 돌아온 남궁민은 "늘 그렇듯 후회를 남기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극적인 상황에서의 로맨스가 아니라, 여빈씨와의 호흡은 현실적이고 과장되지 않은, 그 안에서 느껴지는 슬픔이나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조금의 과장됨도 없이. 그래서 그런 표현들을 하려면 파트너가 중요하고 상대방과의 눈빛 교환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전여빈이란 배우와 처음 작업하면서 깜짝깜짝 놀랐다. 너무 열심히 해주는 부분이 많아서 내가 드라마를 하며 전환점이 된 것만큼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연기라기 보다 진짜 사랑하듯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했던 것 같다"고 파트너를 극찬했다.
전여빈은 남궁민에 대해 "선배님이 3사에서 대상을 받으셨다. 후배로서 선배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다. 이정흠 감독님의 '구경이'도 좋아했다. '조작'도 좋아해서 두 분이 재회한다는 것에 궁금증이 있었다. 대본을 보고 이제하를 보며 선배님의 음성과 눈빛이 그러졌다. 그걸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고 가슴이 설렜다. 또 이정흠 감독님의 멜로 연출이라니 너무 신선할 것 같았다. 다른 결의 멜로를 완성해주실거라는 설레는 기운이 맴돌았다. 그렇게 현장에 왔는데 두분은 이미 탄탄한 신뢰가 형성돼 있어서 현장에 좋은 추를 이뤄주셨다. 내 안에 있던 존경심 때문인지 진짜 선배로서, 한 인간으로서 이제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왔다. 선배님이 그걸 귀엽게 봐주신 것 같다. 상대배우로서 평등하게 존중해주셨다. 내가 헷갈려 하거나 자신감 없어할 때는 부둥켜 안아주듯이 으쌰으쌰 해주시고, 한톨의 억지스러움도 없이 감정이 켜켜이 쌓이는 걸 느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서현우는 "감독님이 굉장한 신뢰를 주셔서 기분 좋게 작업할 수 있었다. 순정제품이라 말씀드리고 싶다. 설정을 많이 넣지 않은, 우리 작품 장르에 잘 어울리게 자연스럽게 나의 쾌활함과 쾌남적인, 유쾌한 모습을 마음껏 연기했다"고 말해 기대를 더했다.
톱 여배우 역을 맡은 이설은 "꾸밀 수 있는 역을 처음 맡아봤다. 항상 소박한 역을 맡았었는데 이번엔 마음먹고 화장도 하고 머리도 길게 붙여보고 평소 입고 싶었던 좋은 옷도 입어볼 수 있어서 굉장히 즐거웠다"고 밝혔다.
남궁민은 "처음엔 안 한다고 했다"고 솔직히 밝혔다. 이정흠 감독은 "처음에 선배님께 대본을 줬는데 3일만에 안하겠다고 해서 대본이 수정됐는데 어떤 버전을 봤냐고 했더니 옛날 버전이라 했다. 수정본을 보고 편하게 다시 이야기 해달라 했는데 이틀만에 하겠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남궁민은 "신기했다. 드라마로서 최적화 된 조건이 아닌 것 같았는데 뭘 고쳤는데 갑자기 재밌어졌을까 했다. 역시 이정흠 감독님이 선장으로서 갈피를 잡아주시니까 글이 좋아졌더라. 결과적으로 나온 글이, 정통멜로라고 하지만 그 안에 세련됨과 현대적인 느낌이 가득한 스토리가 있다. 특별하게 말할 수 없는 끌림을 느꼈다. 나는 감을 중요하게 보는데 끌리고 재밌다고 생각했다. 이 글을 계속 지도해주실 이정흠 감독님이 있었기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한 것 같다. 남녀노소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드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많이 사랑해주시고 나왔을 때 이 작품에 대해 창피하지 않고 자랑스러울 것 같은 드라마일 것 같다. 자신감이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신파 신파 신파, 어때 이래도 안 울어?' 하는 멜로드라마는 확실히 아니다"고 강조하며 "1회보다 2회가 더 재밌고 3,4회가 더 재밌고 5회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한부 연기를 하게 된 전여빈은 "내가 맡은 캐릭터 이름이 이다음이다. 평소에 '우리 이 다음에 이런 것도 하자, 밥 먹자'를 입에 달고 샆다. 그런데 다음이는 유전병이 있고 그로인해 자신의 삶의 유한함을 명확하게 자각하고 있는 친구다. 그래서 누구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삶을 충실히 살아내고 사랑하려는 사람이다. 내가 뭘 표현하려고 했기 보다 대본안에서 생생히 살아있는 사람이었다. 살아있으려는 이 마음을 볼 때만 오히려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더라. 한순간을 놓칠 수 없어 매순간 절실하게 살아가는 친구라 그 마음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글로 읽었을 때 햇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해가 뜨는 순간에도 아름답지만 해가 떠있는 동안 자기 자신을 비추는 동시에 저무는 순간에도 형형하게 아름다운, 햇살 같은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었다. 작품을 하는 동안에 7,8개월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다음이 덕에 내 마음이 더 건강해지기도 했다. 시한부로서 어떤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것보다, 죽음보다 지금 삶과 생명력에 몰두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SBS 금토드라마는 그동안 강렬한 장르물로 시청률 재미를 봤다. 이 자리에 정통멜로가 들어온 상황. 남궁민은 "자극적이지도 않고 뭔가 속임수도 없고 도파민이 분비되게 하는 장면이나 연출이 없다. 이유는 없는데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생각되고 금토 자리라는 특성에 맞지 않는 드라마일 수 있지만 우리 드라마의 주제를 충분히 표현하기에 연출, 작가, 배우, 편집, 음악 모두 최선을 다했다. 그 특성과는 별개로의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극적이지 않은데 그정도의 결과물이 나온다면 거기에 의의를 갖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11부 정도까지 봤다. 주변에서 시청률 어떨거 같냐고 물어보는데 시청률이 잘 나올지 안 나올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런데 작품만을 봤을 때는 내가 생각했던 것 만큼 잘 나왔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자극적인 쇼츠도 많은데 어느 순간 '이런거 말고 다른건 없을까' 하던 무렵에 이 대본을 만났다. 그런 걸 기다려온 분들께는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색채가 강한 드라마를 많이 연출했던 이정흠 감독은 "난 지금까지의 내 드라마가 다 멜로였다고 생각한다. 멜로가 남녀의 사랑뿐이 아니라 깊이 있는 인간 감정이 다 멜로라 생각한다. 난 작품을 고를 때 내가 캐릭터에 이입할 수 있느냐이다. 이 작품은 그동안 내 작품 캐릭터와 결이 다르긴 하다. 내 입장에서는 이제하, 이다음이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둘이 만났을 때의 행동이 공감가고 이해되더라. 같이 있을 때 이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가 궁금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난 이 드라마에 도파민이 없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 4회 엔딩에서 도파민이 치솟는 느낌이 들었다. 내용만 들었을 때는 슴슴하고 평양냉면 같은 느낌도 있지만 중독성이 엄청나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현대적인 부분이 연기다. 배우분들이 작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려고 하는 분들이다. 캐스팅할 때 그 부분을 신경 썼는데 배우들이 역지로 끌어내기 않아서 극단의 리얼리티를 얻을 수 있었다. 잘 어울리는 분들을 캐스팅한 것 같은데 요즘 편집하면서 이게 이런 조화가 되나 싶다. 연기 배틀을 하는 분들도 아니고 각자의 위치에서 발란스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분들이다. 시청자분들께서 그걸 보시다가 알 수 없는 도파민을 느끼시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앞서 단편영화 연출 경험이 있는 남궁민은 "내가 연기하고 사적으로 만나는 사람들도 다 감독님들이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감독 할 게 아니구나 싶다. 해야할 일이 너무 많고 신경써야 할 일도 너무 많다. 나중에 배우로서 더 만족할 만한 업적을 쌓고 아이디어가 생기고 글도 쓰게 되고 하면 그때쯤 도전해볼만도 하겠지만 지금은 연기자로서 하고 싶은, 아직 부족한걸 많이 느껴서 연기에만 도전하고 싶다"며 "만약 그때 내가 감독이 돼서 여빈씨가 허락만 해주시면 난 너무 좋다. 여빈씨는 내가 감독에서 배우로서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도 항상 같이 하고 싶은 연기자이다. 연기도 잘하지만 사람 자체가 사랑스럽다. 만나고 싶고 보고 싶은 사람이라 너무 좋다"고 말했고 전여빈은 "실제로 촬영 거의 끝나갈 때쯤 '선배님 좋은 작푸 기획하시거나 파트너가 생각나시면 언제든 날 떠올려 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배우로 열심히 하고 있겠다'고 이야기 했다. 이미 나눴던 이야기이다"고 밝혔다.
이설은 전여빈과의 호흡에 대해 "여빈 언니랑 시사회나 영화제 같은 곳에서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반갑게 인사해주셨다. 그 모습 보면서 정말 좋은 사람이다 했다. 언니 작품을 항상 챙겨봤고 같이 연기해보고 싶었는데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아서 행복했다. 현장에서 만날 때마다 배울게 많은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현실에서는 언니가 채서영이고 내가 이다음에 가깝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조언도 많이 구했다. 카메라 뒤에서 많이 보듬어주고 조언해줬다. 고맙고 사랑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전여빈은 "이설 배우는 궁금한 배우였다.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라 꼭 만나고 싶었다. 순수하고 밝은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촬영 전 식사를 했는데 소녀들이 떠들듯이 끊임없이 2,3시간씩 떠들었다. 이 작품하면서 놀랐던건 통통 튀는 사람이다. 취미도 많고 무언가를 하기로 마음 먹으면 주저않고 달려갈 수 있는 사람이다. 채서영을 연기할 때는 다른 톤으로 연기하더라. 끊임없이 좋은 말을 해주고 싶더라. 큰 위안과 힘을 줬던 사람이다"고 말했다.
서현우는 남궁민과의 호흡에 대해 "스승님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재야의 고수들끼리 조용한 평원 오두막 집에 들어갔는데 정확한 눈빛을 가진 고수가 있는거다. 내 모든 초식을 읽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난 변주를 주려고 미친듯이 발버둥쳤다. 그리고 나서 찍은 장면을 보면 난 애송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조였다.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팬심도 생기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정흠 감독은 "'우리영화'는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싶을 때 생각나는 드라마일 것 같다. 평가는 시청자들이 하는거라 생각하는데 나는 우리 배우들이 모두 자랑스럽기 때문에 연기의 진수를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궁민은 "내가 3년 만에 SBS에 돌아왔다. 자신있다. 기대해달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전여빈은 "'우리영화' 촬영하면서 삶에서 느껴야 하는 행복이 무엇인가, 사랑하며 사는게 뭘까를 고민하고 질문했다. 이 작품 찍으면서 마음이 명쾌해졌다. 여러분께 그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드리고 싶다"며 시청을 당부했다. 이설은 "'우리영화'를 촬영하며 채서영으로서 이다음을 보면서, 이설로 전여빈을 보면서도 삶이 유한하지만 경이롭고 아름다운지에 대해 생각했다. 하루하루가 모질고 버거울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감사하면서 반짝이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드라마다. 그걸 여러분과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현우는 "신파 없는, 정통 멜로라고 생각한다. 대본을 한회 한회 읽고 제하와 다음을 관찰하면서 여러감정이 오가고 꾹꾹 눌렀는데 마지막에 참았던게 터지더라. 세련된 방식으로 그게 다가왔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모든 배우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많은 분들이 봐주실 것 같다. 감히 놀라시지 않을까. 하이퍼 리얼리티를 보여드릴 수 있으니 관심 갖고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영화'는 13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뉴스엔 이민지 oing@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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