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리' 매직이 또 한 번 극장가 돌풍에 시동을 건다.
마동석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 윤경호 최성은 등이 출연하는 '시동'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 형’(마동석)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택일은 충분히 비호감으로 그려질 수 있는 불량 청소년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왠지 짠하기도 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택일은 완벽한 일탈을 꿈꾸지만 어딘가 귀여운 구석이 있는 허점 투성이 반항아다. '시동'은 매를 버는 반항아 택일이 직접 세상과 부딪히며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고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성장담에 초점을 맞췄다.
웹툰 원작 영화인만큼 만화같은 캐릭터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어설픈 반항아 택일부터 야무진 주먹의 다크포스 경주(최성은)까지 장품반점으로 몰려드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통통 튄다. 단무지 같은 노란 머리에 빨간 머리, 그리고 단발 머리까지 비주얼마저 컬러풀하고 독특하다. 가장 강력한 건 도트무늬 바지에 핑크 맨투맨, 수면양말을 입고 알록달록한 헤어밴드까지 휘두른 마동석. 이같이 중독성 있는 캐릭터들은 극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물론 '시동' 역시 마동석 특유의 캐릭터에 기댄 영화가 아니라고는 할 수 없다. 여성스러운(?) 스타일과 달리 우람한 팔뚝과 육중한 몸통에서 나오는 마동석표 '강펀치'는 이 영화의 웃음 포인트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기존의 마동석 캐릭터가 부각됐던 영화와 차이점이 있다면 바로 마동석이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마동석은 기름진 단발머리를 섬세하게 쓸어넘기는 것은 물론, 깜찍한 걸그룹 댄스까지 선보인다. 꽉 끼는 정장 대신 분홍색 맨투맨을 입은 마동석은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비주얼로도 웃긴다. 마동석은 카리스마를 버리고 역대 자신의 캐릭터들 중 가장 장난기 넘치고 말랑말랑한 캐릭터를 보여주며 코믹 부스터를 제대로 장착했다. 반면 다크한 마동석을 그리워하는 관객들에게 희소식도 있다. 알고보면 사연 있는 남자인 마동석은 기존 영화에서 주로 보여줬던 다크한 모습과 러블리한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며 관객들의 아쉬움을 채워준다.
'비주얼 덩어리' 마동석의 강렬함 속에 숨겨져 있는 메시지는 뭘까. 주요 등장인물들을 아직 여물지 않은 10대들로 설정한 '시동'은 새 출발하기 딱 좋은 영화다. 비록 시동이 꺼지더라도 다시 걸면 된다. 방향이 잘못됐다면 방향을 틀면 된다. '시동'은 삶의 방향을 잃은 이들에게 오토바이 키를 주고 일단 시동부터 걸어보라는 위로의 메시지를 유쾌한 방식으로 전한다. 그 길에는 오르막길도 있고 뜻하지 않는 사고도 기다리고 있다. 넘어지고 부딪히고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기회는 또 있다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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