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허민녕 기자]

북미를 제외한 국가들 가운데 한국이 압도적 흥행 1위라는 전지구적 ‘조커’ 열풍에서 또 하나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게 있는 것 같다. 홍콩에서도 10월3일 개봉됐다.

홍콩은 수개월간 지속돼 온 시민 시위대과 자치 정부의 날 선 대립으로 큰 주목을 끌고 있는 상태. 최근엔 마스크조차 착용이 금지되는 일명 '복면 금지법’이 시행되며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드는가 했던 시위가 더욱 격화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차제에 ‘조커’가 극장에 걸린 것이다.

국내외 영화계 일부에선 ‘조커’의 ‘혁명적인, 그 반대 입장에선 다분히 사회 전복적인’ 메시지를 들어 “극심한 정치적 내홍을 겪고 있는 홍콩에서 과연 개봉될 수 있을까” 강한 의문을 던져왔던 것도 사실. 특히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를 연상시키게 되는 영화 말미의 일명 ‘복면 데모’ 장면은 ‘복면 금지법’이 내려진 작금의 홍콩 현실과 맞물려 어떤 파급력을 몰고 올지 관심과 우려를 낳기도 했다.

어릿광대를 뜻하는 ‘샤오초우’(小丑)로 개명돼 극장에 걸린 '조커’의 현지 흥행 여부는 홍콩 박스오피스 발표 전이라 공식적이라 할 수 없지만, 각종 영화 사이트에 나타난 관심도 순위 등 ‘비공식적’인 지표로 미뤄 사실상 1위라 예측할 수 있는 상황. 예컨대 홍콩의 인기 영화 사이트인 ‘WMOOV’ 인기지수 상에는 ‘조커’가 10월7일 오후까지도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영화 ‘조커’는 홍콩 사이트 '실검’에도 등장했다. 구체적으로 ‘조커’ 현지 제목인 ‘小丑’와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호아킨 피닉스’(Joaquin Phoenix) 등이 검색 순위 상위권을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조커’와 아울러 홍콩 극장가에는 대륙발 블록버스터물 '나와 나의 조국'(我和我的祖國)도 국경절인 10월1일을 맞아 개봉됐다. 중국 박스오피스인 ‘중국표방’(中国票房) 기준 ‘나와 나의 조국’은 9월30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돼 1주일만인 10월6일까지 무려 20억 위안(약 3,400억원)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듯 영화의 줄거리는 '중국판 국뽕'이라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애국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게 특징.

가히 ‘돌풍’에 가까운 대륙에서의 흥행 성공과 달리, 홍콩에선 ‘딴 세상 이야기’처럼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앞서 언급한 현지 영화 사이트 기준 ‘나와 나의 조국’은 1위 '조커’와는 격차가 다소 큰 9위를 기록 중이다. (사진 위=영화 '조커'의 홍콩판 포스터/아래=WMOOV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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