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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봉침목사, 곽예남 할머니 수양딸 된 속내는(종합)
2019-02-24 00:10:40


[뉴스엔 이민지 기자]

봉침목사는 왜 곽예남 할머니의 수양딸이 된 것일까.

2월 23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곽예남 할머니와 봉침 목사 이모씨에 대해 다뤘다.

지난해 말 국회의원실과 전국의 지자체장 사무실 100여곳에 좋은 정치를 해달라는 손편지가 도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에까지 손편지를 써 보냈다. 편지 말미에는 위안부 곽예남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올해 나이 95살인 일본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 중국으로 끌려간 할머니는 해방 때까지 1년여간 일본군 성노예로 살아야 했다. 해방 후에도 한국에 돌아오지 못한 할머니의 사연은 지난 2003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중국에서 가정을 꾸렸지만 아이를 낳지 못했고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살았다. 그러다 MBC '느낌표'를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60여년이 걸린 할머니의 귀환이었다.

귀국 이후 고향에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던 곽예남 할머니가 갑자기 정치인들에게 편지를 보낸 이유는 뭘까. 그런데 할머니가 쓴 편지에 의문을 제기한 이들이 있었다. 할머니를 보살핀 요양보호사들이었다. 곽예남 할머니가 한국말도 한글도 모른데다 오랫동안 투병 중이라 100여명에게 편지를 쓰지 못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에서 60여년을 살던 곽예남 할머니는 배고프다, 아프다, 먹다 등 간단한 한국어 밖에 할 줄 모른다고 한다.

한 국회의원 비서는 의아한 일을 겪었다고 밝혔다. 연락처로 연락을 해보니 할머니가 아닌 젊은 여성이 연락을 받았다는 것. 그런데 할머니 곁에 있던 여성은 봉침목사라 불렸던 이씨였다.

지난 2017년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목사에 대해 다룬 바 있다. 미혼모의 몸으로 아이 셋을 입양하고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는 천사목사. 25년 넘게 장애인들을 섬기며 살았다고 말해온 그녀는 한국의 마더 테레사라 불렸다. 하지만 놀라운 의혹들이 쏟아져나왔다. 그 중 하나가 봉침에 대한 이야기였다. 한의사 자격증이 있다며 사람들에게 봉침을 놔줬다는 이씨는 장애인들에게 부작용이 있는 봉침을 놓았다. 심지어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봉침을 놓곤 했다고 했다.

이씨에 봉침에 대해 묘한 소문도 있었다. 남성의 은밀한 부위에 봉침을 놨다는 것이다. 이씨에게 침을 맞았다는 남성들이 취재에 임하기도 했다. 봉침에 맞은 사람 중 몇몇은 비싼 대가를 치렀다. 이씨가 사진을 찍어 후원금을 받아냈다고. 이씨가 그런 수법으로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봉침에 대해 이씨는 "건강 강의 차원에서 설명해준 적은 있지만 침술을 한 건 아니다. 내가 전문적으로 놓을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만약에 놨다면 날 고소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방송 후 이씨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그런 그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와 함께 다시 등장했다. 이씨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 위안부 관련 행사에 곽예남 할머니와 함께 참석하기도 했다. 익명으로 온 제보에 따르면 이씨가 할머니의 양딸이 된 가족관계증명서에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이씨가 곽예남 할머니 딸이 됐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소문났다. 그녀가 스스로 다른 사람들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고 한다. 이씨가 올해 95살인 곽예남 할머니 딸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가 공식적으로 할머니 딸이 되어 나타난건 지난해 8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이었다. 곽예남 할머니가 이 행사에 참석했다. 고인이 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 추모식이 열린 자리에서 이씨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바로 뒤에 자리잡았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예남 할머니가 힘들어하자 옆자리에 있던 김정숙 여사가 할머니를 주의깊게 살폈다. 문재인 대통령도 할머니를 보살폈다. 그 순간 이씨는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사람들이 분주한데도 계속 사진을 찍었다. 곽예남 할머니를 실내로 옮긴 후에도 이씨는 자리를 지켰고 행사 내내 이씨가 영상에 등장했다.

이씨는 곽예남 할머니와 조카 최씨를 대동하고 입양 절차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씨는 곽예남 할머니 양딸이 되기 전부터 할머니와 함께 있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였다. 방송이 되진 않았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는 2년 전에도 이씨와 곽예남 할머니에 대해 취재한 바 있다. 할머니의 조카 최씨 인터뷰도 진행했다. 조카 최씨가 이씨의 SNS를 보고 먼저 연락했고 내친김에 이씨가 운영하던 장애인 시설을 찾았다. 이씨는 조카 최씨에게도 봉침을 놓아준 적이 있다고 했다. 이씨가 곽예남 할머니를 알게 된건 최씨와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최씨는 이씨의 선행에 대해 강조했다. 곽예남 할머니에 안타까움이 들어 집까지 지어드렸다는게 2년 전 이씨의 주장이었다.

일각에서는 이씨가 곽예남 할머니의 양딸이 된 것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씨가 곽예남 할머니 명의의 계좌번호를 공개하며 모금을 유도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곽예남 할머니 손편지 필적을 감정했다. 그 결과 한글을 잘 아는 사람의 습관이 나타났다. 전문가는 이씨가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한 지역신문에서 할머니의 손을 잡고 글을 쓰는 이씨의 사진을 발견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편지에 대해 "누가 자기 이름 앞에 '위안부 곽예남'이라고 하냐. 피해 할머니지"라고 지적했다.

또 이씨가 곽예남 할머니 앞에 나타난 시점도 묘하다는 것. 곽예남 할머니는 박근혜 정부 시절 일본 아베 정부와 합의한, 일명 화해치유재단 합의금 1억 원을 받았다. 조카 최씨는 할머니가 일본을 용서했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곽예남 할머니는 2004년 인터뷰 당시 일본군에 대한 할머니는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그런 할머니가 일본 정부를 용서한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곽예남 할머니를 찾았지만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할머니가 보상금을 받은 얼마 뒤, 주변 사람들은 할머니 집 앞에서 외제차를 봤다고 밝혔다. 곽예남 할머니 집으로 들어가는 마을 어귀 CCTV 영상에도 외제차가 포착됐다.

주민들이 봤다는 외제차는 누구의 것일까. 수소문 끝에 해당 차량을 판매한 담당자와 연락이 닿았다. 조카 최씨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장애인협회 명의이지만 최씨가 계약금을 지불했다고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2년 전 취재 당시 이씨가 해당 차량을 사용하는 것을 목격했다. 최씨는 당시 해당 외제차에 대해 "나는 관련 없다. 리스 차량인데 그거 뭐. 내가 파산했다. 신용파산을 하다 보니 내 앞으로 뭘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최근 할머니 병원 앞에서 조카 최씨와 이씨를 목격했다. 최씨가 해당 외제차량을 몰고 있고 이씨는 국산SUV 차량을 몰았다. 최씨는 이씨가 몰던 외제차를 타는 것에 대해 "나보고 리스 내고 타라고 해서 내가 지금 타는거다. 내가 일부 돈을 내고 있다. 저 차 6천만원 밖에 안한다"고 말했다.

이씨가 할머니가 진심으로 모시는 것 같지 않았다는 목격담도 이어졌다. 조카 지인은 "내가 왜 기저귀까지 갈아야 하는지 힘들어죽겠다고 했다. 좋아서 하는 줄 알았는데 내가 할머니 뒷수발까지 해야 하냐고 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할머니가 딸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카한테 미안하니까. 다른 사람이 주면 밥을 안 먹었다. 근데 그 친구가 밥을 주니까 그 밥을 먹더라"고 주장했다. 할머니가 먼저 이씨에게 수양딸이 되어달라 말했다고.

최씨에 따르면 이씨는 할머니를 위해 사비를 들여 집을 지어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씨가 지어줬다는 소유주는 한 영농조합법인으로 되어있었다. 최씨는 "사업하면서 이모까지 모시기로 한거다. 우리가 수경재배 인삼을 하려 했다. 일본에 견적이 들어가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할머니 집에 영농조합법인을 세웠다. 농사를 지을 계획이라고 했다. 곽예남 할머니는 이사로 등록돼 있었다. 최씨는 법인을 운영하다 할머니 기념관을 만들 계획이라 할머니 이름을 이사로 올려놨다고 했다. 최씨는 "이모 모시면서 어떻게 운영이 되겠냐"며 할머니를 모시느라 바빠서 조합일을 쉬고 있다고 말했다.

세무 전문가는 법인 통장이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장에서 6천만원이 들어왔다 빠져나갔고 이 돈은 땅을 사는데 사용됐다. 이는 할머니한테 지원된 돈이며 법인에서 뭔가를 살 때 곽예남 할머니 돈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법인 자산을 구매하는데 왜 할머니 돈을 쓴 것일까. 최씨는 "이모 앞으로 재산이 있다. 상속이 누구한테 가겠냐. 오빠의 조카한테 먼저 가겠죠? 오빠가 우선이다. 조카인 나는 뭐냐. 지금까지 모신 것에 대해서. 얼굴도 모르는 조카한테 가는건 아니지 않냐. 그래서 결국 차라리 영농조합법인으로 가자 했다"고 말했다. 결국 곽예남 할머니 재산이 상속 될 것을 대비해 영농조합법인을 세워 할머니 돈을 묶어둔 것이다.

할머니 집을 공사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이씨가 사비로 지었다는 할머니 집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관계자는 재능기부와 후원으로 할머니 집을 짓는다는 계약서를 뒤늦게 확인했고 공사대금 전액을 받지 못할 뻔 했다고 밝혔다. 곽예남 할머니 집 등기부등본에도 이상한 점이 있다. 이씨가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를 낸 후 영농조합법인에 바로 증여했다. 70만원대 세금을 두번 내면서 등기이전을 반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세무사는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색을 내기 위해 그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해 집을 지어드린 것처럼 대외적으로 보여주려 한 것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이런 일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이씨를 찾았다. 이씨는 그 어떤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다며 자리를 피했다.

최씨는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이유에 대해 인삼수경재배 기술을 개발해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할머니를 위한 기념관을 짓기 위해서라고도 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법인 등기에만 올라있을 뿐 관청에는 등록된 적 없는 서류뿐인 업체였다. 법인이 한 일은 할머니가 받은 보상금을 법인 통장으로 이체 후 법인 명의로 땅을 산 것 뿐이었다. 수양딸이 되기 전 이씨가 할머니를 위해 짓겠다는 집의 주택대금 일부도 법인의 돈으로 지불됐다. 이씨와 2년 전까지만 해도 신용불량자라 했던 최씨는 왜 고액의 비용을 내며 외제차를 타는지도 의문이다.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곽예남 할머니의 의견은 얼마나 반영됐을까. 쏟아지는 의혹, 곽예남 할머니에 대한 사람들의 염려와 걱정이 이어졌다.

이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는 "나는 놀란게 미혼모에, 장애인에, 입양아에 이번에는 위안부 할머니구나. 이용하는 단계가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하나도 이 사람한텐 진실을 찾아볼 수 없다. 내가 아니라 이 분을 겪은 사람들의 공통된 말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다섯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척 했지만 한 아이는 입양 2달여만에 파양했다. 두 아이를 키운건 어린이집 선생님들이었다. 셋째 아이는 입양하자마자 어린이집에 보냈고 다섯살이 될 때까지 선생님이 키웠다. 자신이 아이들을 돌보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선생님에게 아이들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고. 어린이집 관계자는 사진으로 모금을 유도하는 모습에 이씨가 아이들 입양 이유에 의문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씨는 곽예남 할머니 딸이 되기 전부터 자신의 SNS에 할머니와 찍은 사진을 올리고 할머니 수양딸이 된 후 지역신문에 극진히 모시는 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비판을 하면 법적대응을 통해 응징하려는 시도를 했다. 공지영 작가는 "봉침목사 예전 페북에 실었던 사진을 기막혀서 캡처해뒀던거다. 봉침목사가 할머니 속옷 차림으로 V자로 찍은 사진이 있었다. (할머니)명예를 훼손하면서 올린 것으로 날 고소한거다"고 말했다. 이씨와 최씨는 공지영 작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지역주민들은 이씨가 사회 악자들을 자신의 악행을 위한 방패막이로 사용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2017년 방송 후 이씨는 자격 없이 봉침 시술을 놓은 의료법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자신의 어린 자녀들에게도 봉침을 맞게 한 것으로 아동학대 혐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사회적 약자들이 자신의 출세 욕망을 키워줄 수단으로만 여긴건 아닌지 의문이 남는다. (사진=S


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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