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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 우승 20주년’ 김효주, 자존심+부활 조짐 다 잡았다(US 여자오픈①)
2018-06-05 08:00:01


[뉴스엔 주미희 기자]

올해 US 여자오픈은 박세리가 1998년 우승한지 20주년이 되는 해라 더욱 뜻깊었다. 주타누간의 싱거운 우승으로 끝날 수 있었으나 김효주가 끝까지 따라붙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끌면서 박세리의 우승 20주년을 빛바래지 않게 했다.

김효주(23 롯데)는 6월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 인근의 쇼얼 크리크 골프장(파72/6,732야드)에서 끝난 2018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 여자오픈'(총상금 500만 달러, 한화 약 53억7,000만 원)에서 4차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준우승(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을 기록했다.
박세리
▲ 박세리
김효주
▲ 김효주
김효주와 아리아 주타누간
▲ 김효주와 아리아 주타누간
하마터면 박세리의 우승 20주년에 긴장감이 하나도 없는 경기가 될 뻔했다. 박세리는 1998년 US 여자오픈에서 태국계 미국인 아마추어 제니 추아시리폰 연장 20홀 혈투를 벌인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박세리의 뽀얀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샷을 하던 투혼은 한국 뿐만 아니라 LPGA 투어, 미국골프협회(USGA), 전 세계에 큰 영감을 줬다.

US 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는 자신들이 주관하는 대회에서 우승을 하거나 큰 의미를 띄는 선수에겐 확실하게 예우를 한다. 박세리도 이번에 US 여자오픈 우승 20주년을 맞아 USGA의 초청으로 대회장에 방문했다.

USGA는 박세리를 위해 우승 20주년 기념 영상 상영회 개최, USGA 리더들과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박세리는 "벌써 20년이 됐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고 선수가 아닌 상황에서 가게 되니 설레기도 하고 루키같은 마음이다"며 "어제까지도 선수로 출전했었던 것 같은데 벌써 우승한 지 20년이 지났고 선수가 아닌 위치에서 가게 돼 설레임과 낯섦이 공존한다"고 밝혔다.

박세리는 "여기에 와서도 코스에 들어가서 플레이를 해야할 것 같은 마음이었다. 20년이라는 시간이 믿어지지 않고 많은 분들이 그날을 함께 기억해주고 기념해줘 너무 감사하다. 20년 전 그날 함께 했던 USGA 관계자와 자원 봉사자들도 코스에서 만나 추억 얘기들을 나누면서 오래 전 일이라는 걸 잊게 됐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대회 기간 중 후배들 경기를 관전하러 처음으로 직접 갤러리를 하는 열성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US 여자오픈에서 박성현 우승, 최혜진 준우승 등 톱 10에 8명의 한국 선수가 이름을 올렸던 것에 반해 3라운드까지 성적이 좋지 못 했다. 이정은6이 1라운드 공동 선두에 오르긴 했지만 2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들은 선두와 7타 차까지 처졌다. 3라운드에선 김효주가 3위에 올랐지만 선두 아리아 주타누간(태국)과 격차는 6타 차였다. 현실적으로 우승이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원조 천재소녀' 김효주가 최종 라운드에서 분전했다. 김효주는 최종 4라운드에서 신들린 퍼팅을 앞세워 차곡차곡 타수를 줄여나갔다. 주타누간이 10번 홀(파4)에서 샷 실수와 스리 퍼트로 트리플 보기를 범한 것도 있었지만 12번 홀(파4)에서 약 10미터, 15번 홀(파4)에서 약 15미터 버디를 낚은 김효주는 주타누간을 서서히 압박했다.

10번 홀까지 2위 김효주와 선두 주타누간의 격차는 7타 차. 그러나 김효주의 추격과 주타누간의 연속된 실수로 7타 차의 격차는 점점 좁혀졌다. 마지막 18번 홀(파4) 파 퍼트를 하기 전 주타누간을 1타 차로 추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파 퍼트에 성공한 뒤 주타누간의 결과를 기다렸다. 주타누간은 마지막 홀에서도 보기를 기록, 7타 차이를 다 까먹고 김효주와 연장전에 끌려 들어갔다.

김효주는 4차 연장전까지 간 끝에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들어간 것을 세이브하지 못 하고 완벽한 쇼트게임을 선보인 주타누간에게 우승을 내줬다. 하지만 최대 7타 차이를 따라잡으며 호락호락하게 포기하지 않았고 태극낭자들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간 슬럼프에 빠졌던 '원조 천재소녀' 명성도 다시 되찾을 가능성도 커졌다. 김효주는 아마추어 시절인 2012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대만여자프로골프(TLPGA) 투어에서 1승씩, 총 3승을 기록했다.

2012년 프로로 전향한 이후 김효주는 2014년 무려 5승을 쓸어담는 등 KLPGA 통산 10승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엔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2015년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2015년과 2016년 각 1승씩을 거뒀지만, KLPGA 투어를 주름잡던 김효주에게 기대된 성적은 이 이상이었다.

설상가상 2017년엔 우승 없이 상금랭킹 38위에 머물렀다. LPGA 투어에 진출한 이래 가장 낮은 상금 랭킹이었다.

아버지와 투어 생활을 함께 하던 김효주는 2018시즌을 앞두고 아버지로부터 독립했다. 또 한눈에 봐도 체중을 늘린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몸을 키웠고, 비시즌 동안 장기인 샷의 정확성을 찾는데 주력했다.

US 여자오픈 전 8개 대회까진 컷 탈락만 3번을 당하는 등 이렇다 할 성적이 나오지 못 했지만, US 여자오픈부터 변화의 효과를 보고 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원조 천재소녀'의 부활 조짐에 팬들이 열광한 이유다.(사진=위부터 박세리(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김효주)


뉴스엔 주미희 jmh0208@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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