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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토’ 15년 무명배우 유태오, 어떻게 亞 박찬욱과 칸에 갔나(칸 인터뷰) 박아름 기자
박아름 기자 2018-05-13 21:29:12


[칸(프랑스)=뉴스엔 글 박아름 기자/사진 정유진 기자]

한국에 이런 배우가 있었나. 국내 팬들에게 비교적 생소한 배우 유태오가 세계 영화인들의 꿈의 무대인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아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러시아 영화 ‘레토’(Leto)에 주연으로 열연을 펼쳐 호평받고 있는 유태오를 5월13일 오후 프랑스 칸 현지에서 만났다. 유태오는 생애 첫 칸 영화제 참석도 모자라 자신에게 쏟아진 집중 스포트라이트에 감격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레토'는 러시아의 박찬욱이라 불릴 정도로 잘 나가는 카릴 세릴브렌니코프 감독의 작품인데다가 영웅 빅토르 최의 이야기를 그려 현지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그 행운을 거머쥔 유태오에게 러시아 파파라치도 붙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15년 무명배우로 살아왔다는 한국 배우 유태오가 어떻게 '레토'를 만날 수 있는지 오디션 과정부터 궁금해졌다. 기회는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이날 "2009년인가 2010년에 나온 ‘하나안’이란 작품이 있다"고 말문을 연 유태오는 "루슬란 박이라는 우즈베키스탄 교포 작품이다. 그 영화를 너무 재밌게 봐서 루슬란 박 감독에게 연락을 드렸다. 81년생 동갑내기라 친하게 지냈다. 가끔 감독님이 러시아 역할 에이전시 역할을 하더라. 지난해 5월 그에게 전화가 왔다. 박찬욱 감독님 수준의 러시아 유명 감독님이 계시는데 빅토르 최 어린시절 영화를 준비중이라 하더라. 20대 초반 한국배우 중 할 만한 배우가 있으면 연락해달라 제안해서 알겠다 하고 끊었다. 나도 빅토르 최를 알고 있었지만 감히 내가 할 생각은 못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유태오는 "어렸을 때 통통한 체질이라 마음 속에 접었다. 근데 아는 형이 사진 한 번 보내봐라고 해서 사기 치는 셀카를 찍었다. 이런 각을 하면 빅토르 최 느낌이 날 수 있겠다 싶어 찍어서 하나 보냈는데 일주일 뒤 기타치는 영상을 보내달라 하더라. 그래서 우리 집에 있는 주차장 밑에서 러시아 느낌 나는 영상을 찍어 보내드렸다. 일주일 뒤 초대 받았다. 모스크바에서 오디션 봐달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이게 뭐지? 이렇게 된 거다. 그때부터 우리나라 기사들 중 혹시 정보가 있나 찾아봤는데 2016년 기사가 딱 하나 있더라. 6개월이 지난 거다. 아직도 캐스팅이 안 됐어? 가능성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 들어 몰입을 많이 했다. 빅토르 최의 첫 앨범 직전 시절이니까 첫 대본 분석을 많이 하고 어떤 감수성을 갖고 있는지 해석하고 준비해 갔다. 오디션을 보고 딱 24시간 모스크바에 있었다. 계속 오디션 연기를 시키더라. 끝나고나서 PD님이 공항으로 데려다줬는데 내가 될 것 같다는 얘길 하더라. 러시아 말 회의라 못 알아들었지만 감독님이 처음으로 '이것이다'고 했다더라. 그래도 신중해야 하니까 영상을 다시 보고 2주 후 캐스팅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유태오의 어떤 점이 카릴 세릴브렌니코프 감독을 사로잡았을까. 유태오는 "일단 감독님이 여러 가지 조건들이 있었다고 하더라. 첫 번째는 꼭 한국 사람이어야 한다, 두 번째 조건은 어려보여야 한다, 세 번째 조건은 연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어느 정도 연기했던 경험이 있어야 한다 했는데 그런 조건을 찾다보니 러시아에도 고려인들 많이 있을텐데 러시아 사람들이 비교적 빨리 늙어 보이는데 러시아에서 찾다가 우즈베키스탄까지 찾다가 미국, 한국에서까지 찾게 됐다. 그러다가 나한테 콜이 왔는데 오디션 자리에서 내 해석을 말씀드린 것이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주요했던 건 빅토르 최에 대한 유태오의 남다른 해석이었다. 유태오는 "러시아에서 빅토르 최는 남성의 상징, 창작의 자유, 변화의 상징 그런 이미지다. 근데 내가 보는 빅토르 최는 옛날 앨범의 곡들을 번역하고 해석해보면 상당히 시적인 요소들이 많더라. 내가 보는 빅토르 최는 화가가 되고 싶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정체성에 관한 혼란, 그리고 거기에 있는 멜랑꼴리 그런 감수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감독님도 이 해석이 좋다고 했다. 감독님도 아직 모르고 계실 것 같은데 사실 내 모습만 설명했을 뿐이다. 그런 공통점이 있었다. 어렸을 때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떠돌아 다니는 삶, 나의 뿌리가 뭔가에 대한 질문들, 그리고 행위예술 측면에서 봤을 때 한국인 출신에 유럽이 믹스된 건 빅토르 최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유라시아 조건을 가진 배경이 없다. 그 감수성을 갖고 있는 유일성, 재미교포도 아닌 유럽교포 정체성에 관한 멜랑꼴리를 강조했다. 그것 때문 아닌가 싶다. 묘한 멜랑꼴리가 있다. 내 연기 안에서 그걸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러시아어로 연기를 소화해내야 했기에 힘든 작업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유태오는 러시아 연기와 노래 연습에 올인했다. 그리고 칸에 왔다. 유태오는 "'레토'는 내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다. 내 환경과 빅토르 최 환경이 비슷해 운명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계속 열심히 하면서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을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2018/이하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레토’(감독 카릴 세릴브렌니코프)는 옛 소련의 전설적 가수이자 한국계 러시아 스타인 빅토르 최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유태오는 극 중 고려인 2세 아버지와 러시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유명 록가수 빅토르 최를 연기했다. 공개 이후 평론가와 외신으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는 ‘레토’에는 유태오 외에도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로만



빌릭 등이 출연했다.

뉴스엔 박아름 jamie@ 정유진 noir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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