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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IN 칸①]북풍 사건 박채서, 왜 황정민이어야 했나 박아름 기자
박아름 기자 2018-05-16 16:27:22


[칸(프랑스)=뉴스엔 글 박아름 기자/사진 정유진 기자]

황정민이 '흑금성'을 연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주연의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공작'의 모티브가 된 흑금성 사건은 지난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로, '공작'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활동했던 대북 공작원 박채서의 이야기를 다룬다.
'용서받지 못한 자' 이후 심오한 신작 '공작'으로 12년 만에 다시 칸을 찾은 윤종빈 감독을 만났다.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된 '공작'은 지난 5월11일(현지시각) 최초 상영 후 해외 매체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흥미 위주의 오락성보다는 진중하게 의미나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 통했다는 평.

'공작'은 첩보영화지만 여타 첩보영화와는 달리 역동적이지 않고 비교적 정적이다. 그 의도에 대해 묻자 윤종빈 감독은 "스파이 영화를 만드는데 본 시리즈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거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근데 (실존인물) 박채서 선생님한테 회고록을 받았을 때 그자체가 드라마틱했다. 더 가미하고 할 것 없이 말이다. 그걸 보면서 느낀 결론은 '아 스파이의 본질은 일단 무도가가 아니라 연기자고 협상가구나, 국익을 위해 누군가를 속이고 얻기 위해 협상하는 것에 더 가깝구나'였다. 어찌 보면 '헐리우드식 첩보물에 익숙한 사람처럼 때려부수고 미션을 해결해야 하는게 아니라 그게 더 가깝구나, 그쪽으로 포커스를 맞춰야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영화가 제작되기까지 과정이 그리 순탄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초반 어려움도 분명 있었다. 윤종빈 감독은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처음 제목은 '흑금성'이라 했다. 이게 알려지면 안 좋은게 들어올 것 같았다. 직접적으로 불이익이 들어온 건 아닌데 일단 영화 찍기 전까지 가제로 쓰자고 했던 게 '공작'이었다. 우리끼리 그렇게 부르다 보니까 괜찮은 것 같아 제목으로 결정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회고록 출판을 준비중인 박채서가 남긴 방대한 이야기를 영화화하는 작업 역시 결코 쉽지 않았다.

"너무 방대한 이야기라 어떻게 시작해 어떻게 끝을 내야할지 고민이 많았고, 이 남북한이 처한 정치적 상황들만 떼어내 만들어도 주제를 만들 수 있다. '그럼 이 사람이 왜 일을 시작했고 이걸 보여주지 않으면 이게 안 살텐데..' 그러다보니 그런 구성의 방식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변곡점을 두 포인트로 잡았다. 하나가 총선 때 판문점 도발이 일어나고 그 사람의 내레이션이 나오면서 총을 겨눈다는 것이다. 그걸 포인트로 해 자각하기 시작하면서 정체성 변화가 온다는 게 첫 번째 포인트였고, 두 번째 포인트가 평양에 들어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다는 것이었다. 그 포인트라 봤기 때문에 앞의 얘기는 뒤의 얘기를 위해 쌓아가는, 관객이 알고 있어야 하는 정보들이었다. 결국 스파이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정체성 변화에 대한 영화를 하고 있었는데 스파이가 군인이다보니 군인에게 중요한게 적과 아군을 구분하는 것이다. 적이었던 사람이 동지였다는, 큰 틀에서 보면 그 얘길 하고 싶었는데 처음 리명운(이성민)를 만날 때 시점과 마지막 장면의 시점, 그 변곡점을 보고 구성을 짰다."

이어 윤종빈 감독은 "우리 영화엔 허구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 허구를 하려고 허구를 한 건 아니고 각색의 과정에서 축약해 전달해야 되니까 생략된게 많았다. 난 충분히 신빙성도 있고 사실이라 판단했는데 불가능한 게 있더라. 공식 확인을 받을 데가 없는 거다. 그런 것들은 각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어려웠던 점에 대해 덧붙였다.

윤종빈 감독은 '공작'의 모델이 된 박채서를 직접 만난 기억을 떠올렸다. 윤종빈 감독에 따르면 박채서의 눈매는 굉장히 강렬했다. 얼핏 보면 평범한 아저씨 같지만 굉장히 무서운 눈매를 가진데다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그렇다면 윤종빈 감독은 그의 얼굴에서 어떻게 배우 황정민을 떠올렸을까. 윤종빈 감독은 "처음 흑곰성(황정민) 얘기를 하고 생각했던 이미지는 군인의 투박함과 강직한 얼굴, 반항적인 이미지가 양립했다. 그걸 가진 배우를 생각하면 황정민 선배밖에 없었다. 나이도 아저씨로 느껴지면 안되고 소년과 아저씨 그 경계에 있어야 된다, 소년성이 있어야 된다 생각했다. 다 잘하는 얼굴이 아니라 그런게 남아있는 배우로 황정민 선배밖에 안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조심스러울 수도 있는 문제지만, 오히려 박채서는 "일반 첩보영화처럼 그런게 있어야 되지 않았나 하더라"며 영화가 제작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도움을 줬다고. 윤종빈 감독은 박채서를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칸 공식 초청으로 주목 받고 있는 '공작'은 올 여름



국내 개봉 예정이다.

뉴스엔 박아름 jamie@ 정유진 noir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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