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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족’ 이요원, 짜증 장인과 커리어우먼 사이의 그녀(인터뷰)
2017-02-14 06:38:01

 
[뉴스엔 글 배효주 기자 / 사진 표명중 기자]

한창 안방극장에서 '열일'하던 이요원이 스크린으로 주무대를 옮겼다. 그것도 훈훈한 가족 무비다.

2월 15일 개봉하는 영화 '그래, 가족'은 핏줄이고 뭐고 모른 척 살아오던 삼 남매에게 막냇동생이 예고 없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치열한 가족의 탄생기를 그린 영화다. 이요원은 잘난 체하지만 빽 없는 둘째 오수경 역을 맡았다. 2013년 영화 '전설의 주먹' 이후 4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이요원이 연기한 수경은 장녀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포인트를 갖고 있다. 방송국 기자인 그는 사채빚 떠안은 가족들을 책임지는 실질적 가장으로 첫 월급 가압류라는 설움까지 겪었다. 지긋지긋한 식구들을 떠나고 싶어 뉴욕 특파원 자리를 염원했건만, 금수저 후배에게 홀랑 뺏기고 만다.

그런데 자기도 몰랐던 열 한 살짜리 동생이 떡하니 나타나 자기를 책임져달라 한다. 짜증이 어찌 안 나겠는가. 짜증계의 '머라이어 캐리' 라 불러도 부족할 신경질 연기가 일품이다. 이요원은 2월 8일 인터뷰를 통해 "영화를 보고 저렇게까지 짜증을 많이 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원래 좀 틱틱거리는 편이긴 한데, 현실적인 제 짜증 연기가 최고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영화를 보면서 '진짜 짜증 많이 낸다'고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어쨌든 극중 수경에게 가족은 짐이고, '웬수'잖아요. 그래서 짜증 연기를 했을 뿐인데, 정말 현실적인 짜증을 많이 내기는 했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수경처럼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기도 하느냐는 질문에 "한때 그런 적이 있기는 했다"고 고백했다.

"어렸을 때는 '차갑고 자기 할 말만 한다' '냉정하다' 이기적이다' 이런 말 엄청 많이 들었죠. 성격이 좀 예민했던 것 같기는 해요. 둥글둥글하고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었죠. 그런 성격을 가족들에게만 표현할 수 있으니 더 짜증을 냈던 것 같아요. 결혼하고는 서로 짜증 내지 않기로 약속했어요."

'쿨'해 보이는 그도 가족 문제로 가슴앓이를 해본 적이 있을까? 이요원은 "세상에 가족 일로 마음고생 안 한 사람이 어딨겠나"고 반문했다. 엄한 아버지와 부딪히는 일도 있었다고.

"형제 관계는 저와 여동생뿐이거든요. 엄마 아빠는 아들이 없는 데 대한 서운함이 있었을 수도 있겠죠. 친척 중에서도 우리 집에만 아들이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어렸을 때부터 '남자를 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사실 엄마와도 잘 맞는 편은 아니에요. 여동생도 어렸을 때는 혼내기도 하고 때리기도 했고요. 나이가 들면서는 미안한 마음이 생기니까, 지금은 잘하려고 노력해요."

드라마 '황금의 제국'(2013) '욱씨남정기'(2016) '불야성'(2017)에 이르기까지, 연달아 세 작품에서 도도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도회적 이미지를 선보인 이요원. 커리어우먼 역할은 그의 주특기가 됐다. 이요원은 "과거에는 도시적 이미지를 연기하는 선배가 부러웠다"고 운을 뗐다.

"과거엔 저도 도시적 이미지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과연 내가 커리어우먼 같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어느새 이미지가 이런 쪽으로 흘러갔네요. 멋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면서 이미지는 바뀔 수 있잖아요. 사실 '그래, 가족' 시나리오를 '욱씨남정기' 촬영할 때 받았는데 '캐릭터가 똑같잖아!' 하고 생각했었죠. 그러나 시나리오를 읽다 보니 수경의 이야기가 아닌 가족이 중심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가족 드라마, 생활 연기 같은 걸 해본 지가 오래됐거든요."

불의를 못 참는 불같은 성격의 '욱씨남정기'의 옥다정, 거대한 야망을 품은 '불야성'의 서이경 모두 이요원이 추구하는 여성상과 일치했다. 그는 "여자가 주체가 되는 역할이 좋더라"며 "아무래도 영화 보다는 드라마가 여성 중심으로 펼쳐나가는 이야기가 많다. 여성이 주체가 되는 캐릭터를 찾아서 하다 보니 최근에는 드라마에만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불야성'은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팬층이 생겼어요. 특히 중국 팬들이 이렇게 많이 좋아해 주실 줄은 몰랐는데 신기하더라고요. 물론 국내 팬들 중에서도 완전 매니아층이 계시고요. 처음 '불야성' 시놉시스를 받고 '내가 언제 이런 멋있는 역을 해볼까?' 싶어서 도전했어요. 다만 거의 생방송 수준으로 진행돼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기는 했지만요. 반면 '욱씨남정기'는 힘들지 않았어요. 내용이 워낙 밝아서요."

사실 이날 진행한 인터뷰는 '지각 논란'이 발생한 바로 그 자리다. 오전 10시부터 50여 분간 예정돼있던 인터뷰에 20분이 넘게 지각한 이요원. 도로 사정이나 개인적 이유로 늦을 수야 있지만, 문제는 이요원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시에 나와 있던 이들에게 끝까지 사과하지 않은 그의 모습이었다. 거기서 끝나면 차라리 좋았으련만, 인터뷰를 앞두고선 매니저에게 호통치며 "네가 지각한 이유를 말해보라"며 언성을 높인 그의 태도에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간 까칠한 캐릭터를 연달아 맡아온 탓인가 하고 웃어넘기기엔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뉴스엔 배효주 hyo@ / 뉴스엔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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